해외서 걸려온 '010' 보이스피싱 전화…24억원 뜯어낸 일당 19명 검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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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 온 보이스피싱 번호를 '010'으로 변환해 국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약 24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 등 해외 전화금융사기 콜센터 상담원들이 전화를 걸면 국내에 있는 중계기를 통해 번호를 '010'으로 바꾼 후 피해자들에게 검찰 및 금융기관 사칭 전화를 건 혐의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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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환대출 명목 수천만원 뺏긴 피해자들…공모 의심 일당 수사중
(부산=뉴스1) 노경민 기자 = 해외에서 온 보이스피싱 번호를 '010'으로 변환해 국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약 24억원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전기통신사업법 및 사기 혐의로 변작 중계기 운영 일당 19명을 검거하고, 이중 9명을 구속했다고 1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일당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 등 해외 전화금융사기 콜센터 상담원들이 전화를 걸면 국내에 있는 중계기를 통해 번호를 '010'으로 바꾼 후 피해자들에게 검찰 및 금융기관 사칭 전화를 건 혐의를 받는다.
콜센터 상담원이 검찰을 사칭해 피해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범죄에 연루됐다고 겁을 주고 돈을 빼앗거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정부 대출 지원 대상에 선정됐다고 속여 대환대출 명목으로 금원을 편취하는 방식이었다.
또 '필요한 게 있다'며 자녀를 사칭해 휴대전화 액정 수리비가 필요하다고 속여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변작 중계기는 모텔, 원룸 등에 일반 휴대전화 여러 개를 설치하면 해외에서 오는 전화를 '010' 번호로 국내 피해자들에게 연결해준다.
심지어 일당은 의심을 피하고자 인적이 드문 갈대밭 땅속에 라우터 중계기를 묻기도 했다. 이 중계기는 상담원이 한번 전화를 걸면 최대 30여명에게 사칭 전화가 갈 수 있게 했다.
또 오토바이나 도보로 중계기를 보관한 채 여러 지역을 돌며 보이스피싱 전화를 연결해주는 '이동형 중계소'도 있었다.
일당은 이같은 수법으로 총 45명의 피해자로부터 24억원 상당의 재산 피해를 입혔다. 중계기 설치 등에 관여한 아르바이트생들은 휴대전화 한 대당 1만~2만원의 금액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중계 휴대전화 450개, 유심 2000여개, 중계기 3개를 압수했다.
피해자 A씨도 이동형 중계소에서 '010' 번호로 전화가 와 대환대출을 명목으로 4000만원 이상을 빼앗겼지만, 피해 금액을 상환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A씨는 "평범한 번호로 전화가 와서 깜빡 속았다"며 "이제는 모르는 번호는 전화 받기도 무서울 정도"라고 토로했다.
또 경찰은 최근 이번 중계기 범행과 공모한 것으로 의심되는 중국 보이스피싱 콜센터 조직원 3명도 구속해 수사 중이다. 이들 일당은 2016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금융기관 및 수사기관을 사칭해 피해자 229명으로부터 약 26억원을 뜯어낸 혐의를 받는다.
이들 3명은 인터폴 공조를 통해 국내로 송환돼 붙잡혔다. 경찰은 콜센터 상담 조직원이 100명 이상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경찰은 휴대전화 번호, 대포 IP 등을 통해 이들 일당이 중계기 범행과 연관성이 있는지 수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에선 전화로 금품을 요구하지 않는 사실을 각별히 유의해달라"며 "금융기관은 카카오톡·문자로 링크를 보내 앱을 설치하라고 요구하지 않으며 수사기관도 영장이나 공문서를 보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가상자산·문화상품권을 요구하면 100% 사기이니 전화를 끊어야 한다"며 "휴대전화·유심 등 통신장비를 발견하면 적극 신고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blackstamp@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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