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보 대출도 모자라 고금리 사채까지...도박 중독을 이유로 아내와 이혼할 수 있을까요?"

YTN라디오(FM 94.5)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 방송일시 : 2023년 4월 10일 (월요일)

□ 진행 : 조인섭 변호사

□ 출연자 : 김혜은 변호사

- 배우자의 도박 중독 정도가 가정을 위험에 빠트릴 정도로 심각하면 이혼이 성립해

- 배우자 동의 없이 진 빚에 대해 빚을 진 일방이 혼자 책임지는 것이 원칙이라고 봐

- 채무 독촉을 피하기 위한 위장 이혼을 하더라도 유효한 이혼이라고 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변호사(이하 조인섭): "저는 결혼 15년 차 남편이고, 아들과 함께 세 식구 별문제 없이 살아왔습니다. 아내가 온라인 도박에 빠진 걸 알게 되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죠. 아내는 사업을 하기 때문에 우리 부부는 통장관리를 각자 하면서 지내왔는데요, 어느 날, 중학생 아들이 아내의 휴대폰을 구경하다가, 불법 온라인 카지노 도박 내역을 발견했습니다. 알고 보니, 아내는 100만 원에서 500만 원씩 대출까지 받아 가면서 몰래 도박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너무나 놀랐지만, 일시적인 잘못일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아내에게 두 번 다시 도박하면 안 된다고 단단히 주의를 줬습니다. 아내 역시 절대 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믿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아내는 '생활비가 부족하다.' '사업 자금 융통을 위해서 돈이 필요하다'라고 하면서 집을 담보로 추가 대출을 받자고 했습니다. 과거에도 아내의 사업 때문에 대출을 받은 적이 있었고, 그 당시 곧바로 갚았기 때문에 저는 동의를 했는데 아내는 그 대출금을 도박에 탕진해버리고, 고금리 사채에도 손을 벌렸습니다. 언젠가부터 카드사와 은행에서 채무독촉 최고장이 무섭게 등기로 날아오고 어떤 대부업체에서는 사람이 집으로 직접 찾아오기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아내는 지인들과 남동생에게도 돈을 빌린 상태였습니다. 저는 아내의 채무를 상당 부분을 대신 갚아주면서, 애원도 해보고 정신 차리라고 소리도 쳐보았으나 아내는 오히려 '내가 돈도 버는데 도박으로 스트레스를 좀 풀면 뭐가 문제냐. 지금도 돈이 필요하니 추가 담보대출을 받아달라'고 했습니다. 저는 아내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습니다. 아내와 이혼을 하고 싶은데, 아내가 저와 동의 없이 진 빚도 제가 부담해야 하나요?" 도박이 참 무섭죠. 아내는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것 같은데, 사연자분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고 계실 것 같습니다. 배우자의 도박 중독, 재판상 이혼 사유가 될까요?

◆ 김혜은 변호사(이하 김혜은): 법에서 인정하는 이혼 사유로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라는 것이 있습니다. 사연자분의 경우 아내분의 도박 중독 정도가 가정을 위험에 빠뜨릴 정도로 심각하고 또 그로 인해 부부 사이의 애정과 신뢰가 상실된 상황으로 보이는데요. 이런 경우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로서 충분히 이혼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조인섭: 그러면 사연자분은 배우자가 자신의 동의 없이 진 빚도 대신 부담해야 하는지, 이거를 가장 궁금해하신 것 같아요. 채무는 어떻게 되나요?

◆ 김혜은: 원칙적으로 혼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부담한 부부의 빚은 부부가 공동으로 부담하는 게 맞습니다. 생활비로 지출한 거라든지 집을 구매하기 위해 받은 대출이라든지는 공동으로 부담하는 게 자연스럽게 하지만, 이 사건과 같이 도박을 해서 생긴 채무나 배우자 몰래 주식 투자를 하다가 생긴 채무처럼 일방의 동의 없이 생긴 것은 빚을 진 당사자가 혼자 책임지는 것이 원칙입니다.

◇ 조인섭: 네, 그러면 배우자는 언제든 빚은 책임지지 않아도 되는 건가요?

◆ 김혜은: 그런 건 아닌데요. 만약 배우자의 채무에 연대 보증을 섰다거나 채권자들로부터 빚 독촉을 받을 때 '내가 대신 갚아주겠다'라고 말을 하면 그때부터 채무를 함께 부담하셔야 됩니다.

◇ 조인섭: 네, 그런 말은 절대로 하셔서는 안 되겠네요.

◆ 김혜은: 조심하셔야 됩니다.

◇ 조인섭: 그러면, 주변에 가끔 보면 채무 독촉을 피하기 위해서 위장 이혼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위장 이혼이니까 실제로는 혼인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라고 하면 위장 이혼은 유효한 이혼이 되는 걸까요, 아니면 위장 이혼이니까 이혼이 안 된 걸로 보는 걸까요?

◆ 김혜은: 위장 이혼의 경우에도 이혼이 성립합니다. 실제로는 이혼할 의사가 없으면서 채무 독촉을 피하기 위해서 배우자 신분을 서류로만 정리하는 이런 위장 이혼이 이뤄지는 일도 종종 있는데요. 이런 경우에 실제 이혼이 된 게 맞냐, 이거 서류만으로 그냥 이혼한 건데 이혼 효력이 있냐라고 물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럴 때에도 어떤 이유로든 두 사람이 합의해서 이혼 신고를 했으면 혼인 해소에 의사 합치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혼은 유효합니다.

◇ 조인섭: 네, 그러니까 이혼 서류를 작성하기로 한 의사만 있으면 유효한 이혼이 되는 거죠? 실제로 이혼의 의사가 있는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고요.

◆ 김혜은: 네, 그렇습니다.

◇ 조인섭: 그러면 이렇게 위장 이혼을 했다. 어떻게 생각하면 이혼 제도를 악용을 한다라고 볼 수도 있는데요. 이렇게 위장 이혼을 하는 경우에 문제가 발생할 것도 같은데. 발생할 수 있는 문제, 어떤 게 있을까요?

◆ 김혜은: 어떤 문제가 있냐면요, 위장으로 이혼을 하면 전과 다름없이 배우자로서 살아가더라도 더는 배우자로서 보호받을 수가 없습니다. 배우자가 사망하더라도 상속 자격이 없게 됩니다. 따라서 채무 변제를 피할 목적만으로 이혼 제도를 악용하지 않도록 신중히 고민해서 결정하시기 바랍니다.

◇ 조인섭: 유효한 이혼이 되는 거면 사실상 우리가 지난 시간에 이야기했던 위자료 재산분할 같은 경우도 2년~3년 이내에 제기해야 되는데 우리는 그냥 위장 이혼이니까, 이혼 안 된 거니까 위자료 재산분할 필요 없다. 이런 경우에 그냥 시간이 지나면 못 받는 거네요?

◆ 김혜은: 네, 그래서 조심하셔야 됩니다.

◇ 조인섭: 그러면 이 사연 같은 경우에는 채권자들 입장에서는, 배우자니까 이거를 갚아야 된다라고 주장할 수도 있을 것 같기는 해요. 채권자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어떻게 될까요?

◆ 김혜은: 만약 채권자들한테 재산을 뺏기지 않으려는 목적으로 배우자로부터 모든 재산을 넘겨받고 서류상으로 이혼할 때에는 모든 재산을 넘겨받은 행위에 대해서 채권자들로부터 소송을 당하실 수가 있겠습니다. 채권자들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재산권을 침해받았기 때문에 그런 행위를 사해행위 취소라는 소송을 통해 취소할 수 있게 되는 건데요. 물론 채무 독촉을 받는 중에 이혼을 하더라도 합법적인 절차와 기준에 따라 부부 재산을 적절히 분할하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 조인섭: 사해행위 취소로 문제될 수 있다라고 하는 것까지 이야기해 주셨는데요. 그럼 지금까지 상담 내용을 정리를 해보면, 사연자분은 아내가 도박에 중독돼서 큰 빚을 줬는데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까 이혼을 결심하셨습니다. 배우자의 도박 중독 정도가 가정을 위험에 빠뜨릴 정도로 심각하고 그로 인해서 부부 간의 애정과 신뢰가 상실됐다면 이혼이 성립한다는 거고요. 또 사연자분의 아내가 사연자분의 동의 없이 진 채무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아내분이 혼자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청취자 여러분들의 사연으로 함께하고 있습니다. 사연 보내시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김혜은: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 홈페이지에 들어오셔서 상담 신청 게시판에 글을 남겨주세요.

◇ 조인섭: 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혜은 변호사와 함께했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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