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의 화려한 방중에도 EU·중국 관계는 여전히 물음표"
(홍콩=연합뉴스) 윤고은 특파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이 화려한 행사와 수익성 좋은 계약으로 마무리됐지만, 유럽연합(EU)과 중국 관계에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0일 진단했다.
SCMP는 "마크롱 대통령의 방중이 공식적으로는 외교적 성과로 환영받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양측의 경제적·지정학적 균열에 대한 구체적인 결과가 없어 많은 관측통은 여전히 향후 EU의 중국과의 교류에 대해 회의적이다"라고 전했다.
마크롱 대통령이 유럽의 단합을 보여주고자 자신의 방중에 동행을 초청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이 현지에서 차별적 대우를 받은 가운데 두 사람의 방중이 외교적 성과를 거의 못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컨설팅업체 로디엄의 노아 바킨 애널리스트는 마크롱 대통령이 중국에 재계 대표 50여명을 데려간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 중재를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압박하려는 노력을 저해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SCMP에 "유럽은 중국 경제가 심각한 어려움에 처한 때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며 "전쟁 외교와 비즈니스를 섞지 않았다면 그 영향력을 더 잘 활용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에어버스 등 마크롱 대통령과 동행한 프랑스 재계 대표단은 중국에서 20여건의 굵직한 계약을 성사시켰다.
바킨은 중국과 러시아의 관계, 중국이 EU 의원들에 가한 제재, 양자 경제 관계의 지속적 불균형 등 '긴 목록의 골칫거리들'을 언급하며 "중국의 (정책) 궤도 변화가 없다면 유럽과의 관계는 험난한 상태로 남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그는 "이러한 문제 중 어떤 것도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는 신호가 없다"며 "유럽은 이미 4년 전 중국을 체계적 경쟁자로 규정했고 양측 간 긴장은 이후 더 고조됐을 뿐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유럽은 공급망 다변화, 민감한 기술의 이전 제한을 통해 중국과의 교류 위험을 줄이는 데 점점 더 집중하고 있다"며 "이는 몇 건의 방중으로 변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국 옥스퍼드대 중국센터의 조지 매그너스 연구원은 SCMP에 중국이 마크롱의 방중과 경제적 거래를 통해 유럽에 분열의 씨앗을 뿌리고 EU와 미국 간 이견을 만들어내려 노력하는 것은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지도자들이 모두 중국과의 교류에서 같은 '찬송가'를 부르는 것은 아니다"라며 "가장 큰 균열은 (중국과의 관계에) 더 회의적인 EU 집행위원회·일부 동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한 한 축과 더 상업적으로 움직이는 프랑스·독일을 중심으로 한 다른 한 축 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과 그에 앞서 지난해 11월 방중한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모두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건설적 결과를 거의 내지 못했으며, 중국·EU 관계에서 실질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헝가리 코르비누스 대학의 타마스 마투라 교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중국과 EU 관계에서 '게임 체인저'가 됐다고 지적하며, 마크롱의 '전략적 자율성' 추구에도 중국이 EU와 미국 사이를 틀어지게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봤다.
그는 "중국의 러시아 지원은 특히 중부·동부 유럽을 중심으로 한 EU 회원국들에 중국의 외교 정책 의도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우려하게 만들었고, 유럽은 러시아를 막기 위해 미국의 지원이 절실하기에 중국의 어떠한 시도도 소용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이번 방중에서 마크롱 대통령이나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 누구도 교착 상태에 빠진 EU·중국 포괄적 투자협정(CAI)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안보 우려가 현재 경제 문제를 압도하고 있다는 분명한 신호"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EU·중국 관계는 특히 EU 집행위원회가 언행일치를 보이면서 실제로 대중국 기술 이전 통제를 위한 새로운 장치를 도입할 경우 올해 계속 냉랭한 상태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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