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삿짐 속 10만명분 마약 들여온 LA교민…"국내 마약상과 통화"(종합)

40대 마약판매상 장모씨, 소파테이블 등에 실탄 50발 등 숨겨
마약·총기 동시 밀수 첫 사례…검찰, 美 마약단속국 공조 체포

최근 잇따른 마약 범죄로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가운데, 검찰이 마약과 총기류를 몰래 들여온 밀수사범을 체포했다. 국내에서 마약·총기 동시 밀수를 적발한 건 처음이다.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브리핑룸에서 검찰이 압수한 마약 및 총기류를 공개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3.4.10/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임세원 기자 = 8억원어치의 필로폰과 권총을 이삿짐으로 위장해 국내 반입한 미국 LA교민 출신의 마약판매상이 국내 마약상과 접촉한 사실이 드러났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 부장검사)은 미국 LA 마약판매상 장모씨(49)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미국 영주권자인 장씨는 미국 LA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필로폰 3.2kg을 비닐 팩 9개에 진공포장해 은닉하고, 45구경 권총과 실탄 50발을 공구함 등에 숨겨 이삿짐으로 위장한 후 같은해 9월 부산항을 통해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지난달 필로폰 0.1ｇ을 가열해 연기를 흡입하는 방식으로 투약한 혐의도 있다.

장씨는 또한 콜트 45구경 권총 1정과 함께 들여온 모의권총 6정을 들여온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가스발사식 모의권총 6정의 살상력에 대한 국과수 감정 결과가 나오는 대로 추가 기소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수사 결과 장씨는 지난해 8월 모친 병환으로 인해 귀국하기 전, LA 등지에서 마약판매상으로 활동해오며 현지 마약상들과 수차례 거래해왔다. 검찰은 이 시기 장씨의 메신저 대화 내용을 확보했다.

장씨는 귀국했던 지난해 8월부터 이달 적발되기까지 약 7개월간 서울시 노원구에 있는 자택에 거주하며 국내 판로를 물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검찰은 장씨가 검거되기까지 본격적인 판매나 유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봤다.

검찰은 장씨의 휴대폰을 포렌식 조사한 결과 "(장씨가) 국내 마약사범과 통화하고 만났다는 내용을 확인했다"며 "이외에는 별다른 대외활동이 없이 칩거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한편 장씨는 마약 투약 혐의와 총기 반입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마약 밀수 혐의는 부인하고 있다. 필로폰이 든 이삿짐을 미국에 있는 친구로부터 받았는데 그 안에 마약이 있는지 몰랐다는 취지다. 현재 장씨는 해당 친구가 교통사고로 죽었다고 진술하고 있다.

검찰은 기소 후 장씨의 밀수 경위와 추가 범행, 공범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이어 현물을 압수하고 관련 범죄 수익을 추징할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첩보를 입수한 검찰은 미국 DEA(마약단속국)와 공조해 장씨의 정보를 파악한 뒤 올해 3월28일 장씨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필로폰과 총기 등을 발견하고 장씨를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DEA와 공조해 해외 연계 조직에 대해서도 계속 수사 중이다.

sa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