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오른 품목 비중 86%↑…물가 정점 때보다 늘었다

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2023. 4. 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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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에도 가격이 오른 품목 수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 대비 물가 상승률이 최근 정점을 이뤘던 지난해 7월 가격이 오른 품목 수는 383개(83.6%)였다.

즉,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에서 지난달 4.2%로 2.1%포인트 하락했지만, 가격이 오른 품목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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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산물·석유류 제외 근원물가 오름세 지속…“둔화 속도 더딜 것”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의 모습 ⓒ연합뉴스

최근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둔화에도 가격이 오른 품목 수는 지난해보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10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구성 품목 458개 중 전년 동월 대비 가격이 오른 품목 수는 395개로 86.2%에 달했다. 1년 전 대비 물가 상승률이 최근 정점을 이뤘던 지난해 7월 가격이 오른 품목 수는 383개(83.6%)였다. 즉,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에서 지난달 4.2%로 2.1%포인트 하락했지만, 가격이 오른 품목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유가와 곡물 등 공급 측면에서 시작된 물가 상방 압력이 품목 전반에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해 7월 채소류·과실을 제외하면 등유(80.0%), 식용유(55.6%), 경유(47.0%) 등의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이는 유가와 팜유 가격 상승이라는 공급 측 충격을 직접적으로 받은 품목들이다.

같은 기준으로 지난달에는 도시가스(36.2%), 드레싱(34.5%), 지역난방비(34.0%) 순으로 상승률이 높았다. 원자재 가격 상승이 원가 인상 요인으로 쌓인 품목들이다.

이처럼 물가 상승세가 확산하면서 물가 추세를 보여주는 근원물가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농산물이나 석유류 등을 제외한 나머지 품목들에서 원가 인상,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 심리 등의 영향으로 가격이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 농산물·석유류 제외 지수는 한 달 새 0.2% 올라 전월비 기준 2020년 11월 0.5% 상승한 이후 29개월 연속 오름세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방식의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전월보다 0.2% 올랐다. 이 역시 지난해 9월에 보합세(0.0%)를 보인 것을 제외하면 2021년 10월부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4.8% 올라 2021년 1월 이후 2년여만에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4.2%)을 웃돌았다.

향후 근원물가 상승세는 전체 소비자물가보다 더디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유가 하락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낮추고 있지만, 가격 경직성이 높은 외식 등의 서비스 가격은 쉽게 내려가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의 상승률이 지난해 하반기 4.6%에서 올해 상반기 4.4%, 하반기 3.3%로 둔화할 것으로 예측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하반기 5.6%에서 올 상반기 4.0%, 하반기 3.1%로 둔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근원물가 상승률이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 수 있다는 의미다. 국책연구원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하반기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의 상승률이 3.1%로 전체 물가 상승률(2.8%)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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