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등에 부과되는 세금 산정기준 통합해야

황재성 기자 2023. 4. 10.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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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이나 상업용건물의 재산세 등 지방세 산정기준과 양도소득세와 같은 국세 산정기준이 서로 달라 혼란을 일으킬 수 있어 통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로 동일건물에 대한 재산세 산정기준인 시가표준액과 양도세 기준인 기준시가가 최대 30% 이상 차이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 이상 격차를 보인 오피스텔이나 상업용 건물이 전체의 절반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은 최근 이런 내용이 담긴 보고서(‘부동산가격은 토지가격+건물가격인가, 토지와 건물 일체의 가격인가’)를 발행했다.

● 헷갈리는 부동산 세금 산정 기준

10일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세인 재산세는 행정안전부가 부동산시가표준액에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하여 산정한 가액을 기준으로 결정한다. 이 때 주택은 토지와 건축물을 합친 값으로, 나머지는 토지와 건축물을 별도로 평가한다.

반면 국세인 양도세는 국세청이 기준시가를 산정해 과세기준으로 이용해 과세한다. 이 때 주택과 오피스텔, 상업용건물은 토지와 건물을 합친 금액을, 기타 건축물을 토지와 건축물을 별도로 평가한 금액을 이용해 산정한다.

결국 주택에 대해서는 재산세와 양도세 모두 토지와 건물을 합친 금액을 기준으로 이용하지만, 나머지 건축물은 경우에 따라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셈이다.

● 다른 평가방식에 최대 30% 이상 격차 발생

이처럼 오피스텔과 상업용건물의 경우 기준시가와 시가표준액 기준이 달라지면서 적잖은 격차가 발생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위해 분석은 2022년 기준으로 서울 부산 대구 인천 광주 대전 울산 경기 세종 등 9개 주요 시도에 위치한 오피스텔과 연면적 3000㎡ 이상이거나 점포수가 100개 이상인 상업용건물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그 결과 전국적으로 비교된 오피스텔과 상업용건물의 시가표준액과 기준시가는 평균 17%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별 평균값을 보면 세종에서 무려 31%의 격차가 발생했고, 대구(24%) 경기(20%) 부산(20%) 등도 20% 이상 차이가 있었다. 격차가 가장 작은 곳은 대전이었는데 9%였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두 자릿수 이상 차이를 보였다.

지역별 중간값 기준으로도 세종은 무려 31%의 차이가 있었고, 대구(28%)가 그 뒤를 이었다. 이어 부산(18%) 경기(15%) 서울(14%) 등 나머지 지역 모두 두 자릿수 이상 격차가 있었다.

● 차이 발생에 일관된 법칙도 없어

개별 건물을 일일이 비교한 결과 시가표준액이 기준시가보다 많은 경우(시가표준액>기준시가)가 전체 조사대상의 38%였다. 반면 시가표준액보다 기준시가가 비싼 경우(시가표준액<기준시가)는 62%였다.

하지만 토지와 건물을 합쳐서 산정한 가격이 건물과 토지 가격을 개별로 산정해 합한 가격보다 높다고 일반화할 수도 없었다. 지역별로 보면 대전은 ‘시가표준액>기준시가’가 절반을 훌쩍 넘은 58.5%에 달한 반면 대구는 31.6%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격차 규모도 개별 건물에 따라 큰 차리를 보였다. 시가표준액과 기준시가의 차이가 5% 이내인 경우가 전체의 10.6%에 머물렀고, 20% 이상인 경우는 전체의 50%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됐을 정도다.

● “오피스텔 등도 주택처럼 일괄 산정해야”

이러한 격차로 인해 부과될 세금도 크게 달라지고, 납세자의 과세 형평성을 저해할 수밖에 없다. 또 납세자의 입장에서는 동일한 건물에 대해 시가표준액과 기준시가라는 서로 다른 두 개의 ‘공적가격’이 존재하는 것을 이해하거나 수용하기에도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

게다가 그 차이가 크게 발생한다면 납세자의 과세불복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재산세연구원은 따라서 납세자의 혼란을 방지하고, 과세 형평성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건물의 공적가격 산정방식을 일원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소영 재산세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정부는 이전에도 토지 공적가격 일원화나 주택가격 공적가격 일원화의 경험을 갖고 있다”며 “비주거용 부동산가격의 과세표준으로 사용되는 시가표준액과 기준시가의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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