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가 '마약 음료' 윗선, 중국에 있었다… 警, 신병파악 주력

경찰이 중국에 머물며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에 공모한 공범 2명의 신원을 파악하고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3일 고등학생들에게 마약이 담긴 음료수를 건넨 용의자의 모습. /사진=뉴스1(강남경찰서 제공)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발생한 '마약 음료'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이 중국에 머물며 이번 범행을 공모한 공범 2명의 신원을 파악해 수사에 나섰다.

10일 뉴스1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이날 한국 국적 20대 이모씨와 중국 국적 30대 박모씨를 공범으로 특정하고 소재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7일 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위반 혐의로 검거된 제조책 길모씨에게 범행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길씨는 경찰에서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음료를 제조한 뒤 고속버스와 퀵서비스를 이용해 서울의 조직원들에게 보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보이스피싱 범죄 전력이 있는 이씨는 지난해부터 중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중국에 공조 수사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일 지하철 강남구청역과 대치역 인근 학원가에서 유통된 마약 음료의 빈 병이 중국에서 배송됐다. 음료를 마신 학생의 학부모에게 걸려 온 협박 전화 발신 지역 역시 중국으로 확인됐다. 협박은 "자녀가 마약을 했으니 돈을 주지 않으면 신고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중계기를 이용해 중국 인터넷전화 번호를 국내 전화번호로 변작해 협박 전화를 도운 혐의를 받는 김모씨를 지난 7일 검거했다. 김씨는 전기통신사업법위반 혐의로 이날 서울중앙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는다.

마약음료 사건 피의자는 20대 여성 등 최소 6명으로 학생들에게 음료를 나눠준 전달책 4명은 체포되거나 자수했다. 피해자는 학생 7명과 학부모 1명 등 8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마약과 보이스피싱을 연계한 신종 피싱 사기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사건의 총책이 해외에 체류하면서 마약 제조·전달, 학부모 협박, 중계기 설치·운영 등 여러 사람에게 지시하는 점조직 형태로 운영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서진주 기자 jinju31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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