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간첩단' 혐의 첫 재판…"왜 서울서 관할? 기본권 침해" 주장

기사내용 요약
"창원에서 수사…편의 위해 서울로 넘겨"
검찰 "이미 헌법재판소 각하 결정 받아"
오는 17일 다음 준비기일서 결정하기로

[서울=뉴시스]신귀혜 기자 = 이른바 '창원간첩단 사건' 혐의로 기소된 '자주통일민중전위(자통민중전위)' 활동가들이 첫 재판에서 검찰의 기소가 관할을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강두례)는 국가보안법 위반 및 범죄단체활동 혐의로 구속기소된 A(60세·신발제조 회사 대표)씨 등 4명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에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어 4명 모두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변호인단은 이 사건 기소가 관할을 위반했다며 이의를 신청했다. 창원지검 수사 사안이었고 피고인들의 연고 역시 경남 창원 지역에 집중돼 있는데, 검찰이 수사·공소유지의 편의를 위해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넘겼다는 것이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사건의 관할은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으며, 만약 해당 법원의 관할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관할위반' 판결을 선고해야 한다. 이럴 경우 다시 관할 법원으로 기소하는 것은 가능하다.

변호인은 "(서울중앙지법으로 기소한 것이) 부당한 목적이라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 아니냐"며 "'관할 인정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피고인들이 기소되기 전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냈으나 각하 결정을 받은 점을 고려해달라"고 반박했다.

활동가들은 지난 2월 공안당국의 수사관할 이송이 변호인의 조력 받을 권리 등을 침해했다며 헌법소원을 냈으나 각하된 바 있다. 당시 헌재는 "법원 체포영장에 따른 적법한 구금의 결과"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오는 17일 다음 공판준비기일을 열고 이 사건 관할 문제에 대해 결정을 내리기로 했다.

A씨, B(44세·무직)씨, C(58세·무직)씨, D(55세·무직)씨 등 4명은 경남 창원을 중심으로 결성된 반정부 단체 자통민중전위 활동가로, 지난 2016년부터 북한 대남공작사업 총괄 기구인 문화교류국 공작원으로부터 지령을 받아 활동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자통민중전위가 "김일성·김정일 주의와 주체사상을 지도이념으로 삼고, 김정은의 영도로 북한의 대남혁명전략 완수를 목표로 비밀리에 활동하는 범죄집단"이라고 파악했다.

검찰에 따르면 자통민중전위는 ▲미제국주의 침략세력과 친미예속적 지배세력 타도 ▲정치·군사·경제·문화 등 전 영역에서 미제국주의 잔재 청산 ▲연방통일국가 수립을 통한 조국통일과업 완수 등을 주요 강령으로 따랐다.

이 같은 강령을 바탕으로 활동가들은 지난해 6월 민주노총 노동자대회 개최를 기회로 극렬한 반정부 투쟁을 벌이라거나, 같은 해 11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촛불시위 개최하라는 지시를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유언비어 유포 등 여론전 등을 지시받았고, 캄포디아 등지에서 문화교류국 공작원들로부터 공작금을 수령한 후 국내에 잠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사기업 또는 재단법인 형태로 위장한 조직체계로서 '이사회'를 구성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사회는 '이사장-임원-회원'으로 이어지고, 그 중요 구성원인 이사장은 총책(A씨), 임원은 각 지역 책임자(B씨, C씨, D씨)가 담당한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파악됐다.

경찰과 국정원은 지난 1월 이들 4명을 국가보안법상 회합·통신 혐의로 체포했고 이후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들은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체포적부심 및 구속적부심을 청구했지만 법원에서 모두 기각됐다.

A씨 등이 구속 기간 중 출석을 모두 거부해 피의자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으나 검찰은 증거가 충분히 확보됐다고 판단해 지난달 15일 이들을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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