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 투수의 희비…곽빈 쾌투-김광현·구창모 부진 [프로야구인사이트]
문동주·김동주·강효종 등 영건 등장
(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 야구가 실패한 가장 큰 원인은 '마운드의 붕괴'였다. 올라가는 투수들이 족족 무너지면서 3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쓴잔을 마셨다. 그로부터 한 달이 지났다.
대표팀 투수들은 소속팀으로 돌아와 KBO리그 개막을 맞았는데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WBC부터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투수가 있는 반면 쓰지만 값진 경험을 발판 삼아 반등한 투수도 있다. 특히 한국야구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영건들이 기대 이상의 호투를 펼치며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괴물 같았던 1년 전과 너무 다른 김광현
이번 WBC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김광현(SSG 랜더스)은 시즌 초반 불안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 1일 KIA 타이거즈와의 개막전에서 역대 5번째 통산 150승을 달성했지만 5이닝 동안 안타 4개와 볼넷 3개를 내주는 등 투구 내용이 좋지 않았다.
다음 등판에선 최악의 투구를 펼쳤다. 김광현은 8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직구 평균 구속이 142㎞에 그치며 3이닝 8피안타(1피홈런) 4볼넷 5실점으로 무너졌다. 지난해 3월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뒤 한 경기 최소이닝 및 최다실점이었다.
김광현이 지난해 시즌 초반 7경기에서 압도적 투구를 펼치며 6승과 0점대 평균자책점(0.60)을 기록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김원형 SSG 감독은 "(김)광현이가 조금 피로가 쌓인 것 같다"면서도 "WBC 후유증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포스트 광현종'으로 꼽히는 구창모(NC 다이노스)와 이의리(KIA)도 난조를 보이고 있다.
구창모는 2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4⅓이닝 6실점, 8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4⅔이닝 4실점(2자책)으로 5회도 버티지 못했다. 2경기 모두 타선이 초반부터 많은 득점을 지원했음에도 구창모는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구창모의 평균자책점은 8.00으로 현재 규정 이닝을 채운 27명의 투수 중 최하위다.
이의리 역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듯 안정감이 떨어지는 투구를 하고 있다. 2경기에서 8이닝만 던지면서 볼넷을 무려 11개나 허용했다. 이 부문 불명예 1위로 9이닝 당 볼넷이 12.38개나 된다. 8일 두산 베어스전에선 스트라이크(38개)보다 볼(39개)이 더 많았다.
한 경기만 등판한 원태인(삼성)과 박세웅(롯데 자이언츠)도 각각 5이닝 3실점, 4⅔이닝 3실점(2자책)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소형준(KT 위즈)은 한 경기만 던지고 전력에서 이탈했다. 2일 LG 트윈스전에서 2⅓이닝 9실점으로 조기 강판한 소형준은 오른쪽 전완근 염좌 진단을 받고 휴식과 치료 중이다.
WBC를 다녀온 투수들이 하나같이 부진한 건 아니다.
곽빈(두산)은 WBC 대표팀 투수 15명 중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곽빈은 4일 NC전과 9일 KIA전에 선발 등판해 총 12⅓이닝 동안 삼진 17개를 잡으며 2실점(비자책)으로 막았다. 평균자책점 부문 공동 1위(0.00)이고 탈삼진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곽빈의 피안타율은 0.150으로 리그에서도 톱클래스다.
최악의 출발을 보였던 김윤식(LG)은 반등에 성공했다. 김윤식은 2일 KT전에서 제구 난조로 1이닝 만에 교체됐지만 8일 삼성전에선 한계 투구 수가 70개였음에도 5이닝 무실점 쾌투를 펼쳤다.
불펜 자원인 정철원(두산)과 이용찬(NC)도 나란히 무실점 투구를 이어가는 중이며 정우영(LG)은 최연소(23세7개월20일) 및 최소 경기(261경기) 100홀드 기록을 달성했다.
◇영건들이 일으키는 새바람
한국야구 마운드의 세대교체는 이미 진행되고 있다. 다음 WBC 출전을 꿈꾸는 젊은 투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박수를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영건은 2년차 투수 문동주(한화 이글스)다. 1승6패로 최하위까지 추락한 한화가 전패를 당하지 않은 것은 문동주의 호투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동주는 6일 삼성전에서 5이닝 1피안타 1사구 4탈삼진 무실점으로 팀의 8-1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2사 1, 2루에서 오재일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은 것을 시작으로 13타자 연속 아웃 처리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파이어볼러'로 성장하고 있는 문동주는 최고 159㎞의 빠른 공을 던지며 타자를 윽박질렀다. 구속도 빠르면서 제구도 훌륭했다. 스트라이크 비율이 62.9%에 이르렀고, 투구 수도 70개에 불과했다.
2021년 두산에 입단한 김동주는 곽빈과 함께 곰 군단의 마운드를 이끌 기대주로 데뷔 첫 선발 등판부터 큰일을 냈다.
6일 NC전에서 6이닝을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두산의 6-2 승리에 일조, 데뷔 첫 승을 기록했다. 최고 구속 150㎞를 기록한 김동주는 뛰어난 위기관리 능력으로 단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특히 선발 데뷔전에서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승리한 80번째 주인공으로 이름을 남겼다.
외국인 투수 딜런 파일의 부상으로 선발 등판하게 된 김동주는 첫 단추부터 잘 끼우며 이승엽 감독으로부터 더 많은 기회를 받을 전망이다.
LG의 치열한 5선발 경쟁에서 웃은 강효종도 대범한 투구로 주목을 받았다. 강효종은 6일 키움전에서 5이닝 3피안타 3볼넷 1사구 4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승리 투수가 됐다. 강효종은 최고 152㎞의 빠른 공에 예리한 커브와 슬라이더를 섞어 키움 타선을 꽁꽁 묶었다.
키움 5선발로 자리매김한 '9억팔' 장재영은 시즌 첫 경기에서 4이닝 4피안타 5볼넷 3실점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제구가 불안했으나 최고 구속 155㎞ 직구를 앞세운 구위는 인상적이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팀과 선수의 미래를 위해 장재영에게 계속 기회를 줄 예정이다.
rok195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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