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남북통신선 의도적 무응답에 무게…이번엔 왜 끊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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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0일에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의도적인 답신 거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통일부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를 폐지하는 한편 그 기능만 남겨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 북한인권보고서를 공개 발간한 것, 개성공단 무단사용 중단을 촉구하며 무응답 시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 등도 북한이 연락채널 중단의 빌미로 삼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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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부터 북한 의도 따라 단절-복원 반복…본격적인 '강 대 강' 구도 신호탄 우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 기자 = 북한이 10일에도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정기 통화에 응답하지 않으면서 의도적인 답신 거부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 7일부터 두 연락채널에 일제히 답하지 않았다. 주말에 운영되지 않는 연락사무소는 이틀째, 군 통신선은 주말을 포함해 나흘째 불통이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일단 북측의 일방적 차단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남측은 연락채널을 우발적 상황 방지 등을 위한 소통 채널로 여기고 있지만, 북한은 이를 남북관계에 대한 입장을 행동으로 보여주는 도구로 활용해 왔다.
남북관계를 긴장으로 몰아가려 할 때면 연락채널 단절이 그 시작이었고, 마음이 바뀌면 국면전환의 신호탄으로 가장 먼저 연락채널부터 복원했다.
북한이 대남 핵 위협을 노골화하는 지금의 상황에서 연락채널까지 끊은 것으로 확인된다면 한반도 정세가 본격적인 '강 대 강 ' 국면에 돌입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에도 남측을 막말 비난하면서도 연락채널은 유지해 왔다.
북한이 가장 최근 연락채널을 장기간 단절한 것은 2020년 6월이다. 당시 북한은 대북전단 살포에 대한 불만으로 연락채널을 일방적으로 끊고 곧이어 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그러다가 2021년 7월 남북 정상 간 친서 교환을 바탕으로 상호 신뢰 회복을 위한다며 13개월만에 연락채널을 복원했다.
문재인 정부 임기가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북한이 차기 정부를 염두에 두고 남북관계를 관리하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어렵게 복원된 연락채널은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을 이유로 정기통화에 또 응하지 않으면서 2주만에 다시 단절돼 두 달 가까이 또 불통됐다.
그전에도 북한의 의도에 따라 연락채널은 연결과 단절이 반복됐다.
2016년 2월에는 남측의 개성공단 운영 중단에 반발하며 연락채널을 차단했고, 이후 2018년 1월 채널 복원을 시작으로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남북정상회담, 사상 첫 북미정상회담 등 평화 공세에 나섰다.
이보다 앞서 2013년 3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3차 핵실험에 대응해 대북제재에 나서자 한미연합훈련 진행을 빌미로 연락을 끊었고, 2010년 5월에는 천안함 피격 사건 이후 정부가 5·24 조치를 단행하자 6개월간 채널을 차단했다.
2008년 11월 정부가 유엔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을 때도 북한은 연락채널을 끊는 것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북측이 조문단을 파견했던 2009년 8월 복원됐다.
물론 폭우 등으로 인한 기술적 결함으로 단기간 연락채널이 끊긴 적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주 비가 내리긴 했지만 아주 많은 양은 아니었고 연락사무소와 군 통신선 채널이 함께 불통인 점을 고려하면 북한이 의도적으로 답신을 거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최근 북한이 문제 삼을만한 이슈가 많은 점도 이런 분석에 무게가 실리게 한다.
3월에 대규모 한미연합훈련이 진행됐고, 전략폭격기와 원자력추진잠수함 등 미국의 전략자산은 수시로 한반도에 전개되고 있다. 한국 등이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대북인권결의안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됐다.
또 통일부가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사무처를 폐지하는 한편 그 기능만 남겨두는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 북한인권보고서를 공개 발간한 것, 개성공단 무단사용 중단을 촉구하며 무응답 시 조치에 나서겠다고 경고한 것 등도 북한이 연락채널 중단의 빌미로 삼았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transi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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