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3600t급 해군 호위함 진수…국산 복합센서마스트 최초 탑재
강화된 대공 및 대잠능력, 관할해역 주력함 활약 기대
[이데일리 김관용 기자] 최첨단 국산 복합센서마스트(ISM)를 처음으로 탑재한 차세대 해군 호위함 선도함이 항해 준비를 시작한다.
해군과 방위사업청은 10일 울산 HD현대중공업에서 울산급 배치(Batch)-Ⅲ 1번함인 ‘충남함’ 진수식을 개최했다. 진수식은 함정 건조 시 선체를 완성해 처음 물에 띄울 때 하는 의식이다. 행사에서 함명 선포와 함정 진수가 이뤄진다.
충남함은 해군에서 운용하고 있는 구형 호위함(FF)과 초계함(PCC)을 대체하는 울산급 Batch-Ⅲ의 첫 번째 함정이다. 국내 기술로 설계·건조한 충남함은 지난 2020년 3월 현대중공업과 건조계약 체결 후 2021년 착공식, 2022년 기공식을 거쳐 이날 진수했다. 착공식은 함정 건조의 첫 공정으로 선체에 쓰이는 철판을 절단하는 행사다. 기공식은 함정의 첫 번째 블럭을 건조 선대에 거치하는 행사다.
이날 진수식에는 이종섭 국방부 장관을 주빈으로 이종호 해군참모총장과 엄동환 방위사업청장 등 해군과 방위사업청, 한영석 대표이사를 비롯한 현대중공업 관계자 등 150여 명이 참석했다. 함정 진수는 해군 관습에 따라 주빈인 이 장관의 부인 제미영 여사가 함정에 연결된 진수줄을 절단했다. 이는 태어난 아기의 탯줄을 끊듯 새로 건조한 함정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는 의미다.
이 장관은 축사에서 “우수한 성능을 지닌 충남함은 과학기술 강군 건설의 본보기이자 해양강군의 든든한 기반이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해군은 최신예 전투함인 충남함이 해역함대 주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실전적인 훈련을 강화하고 대적필승의 정신전력을 극대화해나가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특히 충남함은 국내 기술로 개발한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MFR)를 처음으로 장착했다. 충남함의 레이더는 이지스레이더와 같이 4면 고정형 위상배열레이더로 전방위 대공·대함 표적에 대한 탐지·추적과 다수의 대공 표적에 대해 동시 대응이 가능하다. 기존 Batch-I(인천급)과 Batch-II(대구급) 호위함은 회전형 탐지레이더와 추적레이더를 별도로 운용한다.
또 충남함의 마스트는 첨단과학기술을 집약한 복합센서마스트(ISM) 방식을 적용했다. 복합센서마스트에는 4면 고정형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와 적외선 탐지추적장비를 포함하고 있으며 스텔스형 설계를 적용했다.
충남함 추진체계는 Batch-II(대구급)와 동일한 하이브리드 추진체계 방식을 적용해 수중방사소음을 최소화하고, 국내기술로 개발한 선체 고정형 소나와 예인형 선배열 소나(TASS)를 운용함으로써 대잠전 능력을 갖췄다.
해군은 특별·광역시와 도(道)의 지명을 호위함 함명으로 사용해온 함명 제정 기준을 바탕으로 2022년 11월 함명 제정위원회를 개최해 울산급 Batch-Ⅲ 1번함의 함명을 충남함으로 제정했다. 앞서 충남함의 함명을 처음 사용한 함정은 미 해군으로부터 1963년에 인수한 DE-821함(호위구축함)으로 1964년 우리 관할해역에 진입한 구소련 잠수함을 퇴거하는 등 활약을 펼쳤다.
두 번째로 충남함의 이름을 이어받은 함정은 국산기술로 건조한 FF-953함(호위함)이다. 두 번째 충남함은 1992년 최초로 세계일주 순항훈련을 완수했고, 해양수호의 핵심적 역할을 수행 후 2017년 퇴역했다.
방극철 방위사업청 함정사업부장은 “충남함은 국내 첨단과학기술 기반의 다기능 위상배열레이더를 탑재한 최신예 호위함으로, 향후 국내개발 한국형 이지스체계를 탑재하게 될 차기 구축함 확보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며 “국내 함정건조 능력의 우수성을 세계적으로 입증함으로써 방산수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충남함은 시험평가 기간을 거쳐 2024년 12월말 해군에 인도된 이후 전력화 과정을 거쳐 작전배치될 예정이다.
김관용 (kky144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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