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한 적 없는데…‘해외 직구’ 가방 모르는 곳으로 배송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2023. 4. 10.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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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해외 배송' 물건을 구매할 때 입력하는 '개인통관고유부호'가 도용됐다는 신고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처음엔 스팸 문자라고 생각해 무시했는데, 알고 보니 누군가 A 씨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도용해 가방을 주문하고 수령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개인통관고유부호'는 국내로 물품을 들여올 때 주민등록번호 대신 입력하는 정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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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해외 배송’ 물건을 구매할 때 입력하는 ‘개인통관고유부호’가 도용됐다는 신고가 최근 크게 늘고 있다.

10일 YTN에 따르면, 구매자 A 씨는 지난달(3월) 초 수상한 문자를 받았다. 자신이 주문한 적도 없는 15만 원짜리 가방이 해외에서 들어와, 아무런 연고가 없는 경기도 화성으로 배송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처음엔 스팸 문자라고 생각해 무시했는데, 알고 보니 누군가 A 씨의 개인통관고유부호를 도용해 가방을 주문하고 수령까지 마친 상황이었다.

A 씨는 곧장 관세청에 신고하고 통관부호를 새로 발급받았지만 마음 한구석이 찜찜했다. A 씨는 “몇만 원 되지 않는 제품들을 남의 정보까지 도용해 가면서 수입해서 쓸 일이 있을까 싶다”며 “다른 좋지 않은 목적으로 물품이 오간다거나 그럴 수 있다”고 걱정했다.

‘개인통관고유부호’는 국내로 물품을 들여올 때 주민등록번호 대신 입력하는 정보다. 2020년 말부터 제출이 의무화됐다. 그러나 도입 목적이 무색할 정도로 도용 신고가 늘고 있다. 올해 들어서만 3개월 동안 1300여 건이 접수됐다.

도용 이유는 개인이 150달러 이상의 물품을 사면서 관세를 내지 않거나, 수입업자가 당국의 승인을 회피하기 위해 마치 개인이 물건을 구매한 것처럼 꾸몄을 가능성이 있다. 또 남의 통관부호로 마약류 등 불법적인 물품을 들여올 가능성도 있다고 전문가는 진단했다.

김승주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다른 사람이 마치 나인 척 할 수 있으니까 불법적인 용도로 쓰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무부처인 관세청은 검증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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