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영산강환경청, 영산강 물 활용한 가뭄 대책 놓고 '입장차'?

광주CBS 박성은 기자,광주CBS 박요진 기자 2023. 4. 10.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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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광주전남지역의 극심한 가뭄 극복 대책의 하나로 영산강 등 4대강 보에 가둔 물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강물 활용 방안을 두고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는 등 엇박자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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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최근 가뭄대책 발표…"4대강 16개 보 물그릇 최대한 활용해 가뭄 대응"
환경부 "영산강 보의 물, 농업용수로 활용 가능"…공업용수로 사용하는데는 부정적 입장
영산강유역환경청 "인근 공장에 공업용수로 사용 가능"
전문가들, 설익은 졸속 대책 지적…"정책 수요자인 국민 입장에서 물 대책 고민해야"
영산강‧섬진강 유역 물 이용 현황과 중장기 대책 모식도. 환경부 제공


정부가 광주전남지역의 극심한 가뭄 극복 대책의 하나로 영산강 등 4대강 보에 가둔 물을 활용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하지만 강물 활용 방안을 두고 환경부와 영산강유역환경청이 전혀 다른 입장을 보이는 등 엇박자를 내고 있다.

최근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최근 가뭄 대책으로 4대강 16개 보를 최대한 활용해 생활·공업·농업용수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중장기 가뭄대책의 하나로 보의 수위를 조정해 강물을 적극 이용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4대강 보를 활용하겠다는 환경부의 방안은 현재로서는 구체성이 떨어지고, 영산강 물 관리를 총괄하는 영산강유역환경청과도 물 활용 방안에 있어 엇박자를 내는 것으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영산강 물을 농업용수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단기 대책과는 별개로 중장기 가뭄 대책으로 보에 있는 물을 농업용 저수지에 연결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영산강 물의 수질은 다른 강과 비교할 때 좋지 않은 편으로, 수질 문제로 생활용수나 공업용수로 사용하기에는 정수 비용이나 시간이 많이 든다고 판단한 것이다.

영산강 승촌보. 독자 제공

환경부 이영석 대변인은 "현재의 계획은 농업용 저수지에서 쓰고 있는 농업용수를 승촌보나 죽산보에 있는 물로 대체하는 방안"이라며 "하천 댐과 보의 물, 저수지 모두 물을 저장하고 있는 곳이니까 목적에 따라 필요한 지역에 서로 보충해 주는 계획을 짜고 있으며 구체적인 사항은 협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환경부 소속기관인 영산강유역환경청은 영산강 물을 농업용수가 아닌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과거에도 영산강 물을 공업용수로 이용한 기업의 사례가 있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영산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기존에 하천수를 공업용수로 활용했다가 현재는 주암호에서 공급받고 있는 업체의 경우 보의 물을 공업용수로 활용할 수 있는 시설을 정비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적 방법 등도 있다"며 "가뭄 상황이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때는 보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여러가지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놓고 환경단체는 정부가 충분한 검토 없이 설익은 가뭄 대책을 졸속으로 발표한 결과라고 지적한다.

광주환경운동연합 김종필 생태도시국장은 "보를 살리기 위한 대책을 가뭄 대책으로 엮으려다 보니 엇박자가 나는 것"이라면서 "보 활용 방안이나 목적에 대한 분명한 근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광주전남이 극심한 가뭄으로 제한급수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수요자 중심의 꼼꼼하고도 효과적인 가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동신대 이기완 명예교수는 "기본적으로 영산강의 수질이 나쁜 상황에서 생활·공업용수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아주 특별한 처리가 필요하다"며 "물을 사용하겠다는 주체가 확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물을 공급하는 방안부터 고민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 교수는 "물의 특수성을 고려할 때 공급자보다는 수요자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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