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소하면 보복한다고"… '부산 돌려차기男' 협박 정황

SBS '그곳이 알고 싶다', 사라진 7분에 주목… 성범죄 목적으로 범행 가능성

길거리에서 본 20대 여성을 집까지 따라가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 가해자의 지인들이 그의 성폭행 정황이 의심된다고 폭로했다. /사진=SBS '그것이 알고 싶다' 제공

길거리를 지나가던 20대 여성을 쫓아가 무차별적으로 폭행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자가 성범죄를 목적으로 피해자를 폭행했다는 증언이 쏟아졌다. 1심에서 징역 12년형을 선고받아 복역 중인 가해자는 "출소 후 피해자에게 보복하겠다"는 발언까지 한 것으로 전해져 공분을 사고 있다.

지난 8일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사라진 7분 -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진실' 편을 통해 지난해 5월 발생한 '부산 돌려차기' 사건을 재조명했다.

가해자 이모씨는 지난해 5월 새벽 귀가하던 피해자 박모씨의 뒤를 따라가 박씨가 사는 오피스텔 안까지 들어갔다. 이후 이씨는 돌려차기로 박씨의 머리를 가격했다.

박씨가 바닥에 쓰러진 이후에도 이씨는 수차례 박씨의 머리를 발로 찼다. 박씨가 정신을 잃자 이씨는 박씨를 어깨에 둘러업고 CCTV 사각지대로 이동했으나 7분이 지난 뒤에야 오피스텔을 나가는 모습이 CCTV에 포착됐다.

머리를 크게 다친 박씨는 약 8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외상성 두개내출혈을 입었으며 뇌신경까지 손상돼 오른쪽 다리가 마비될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아울러 '해리성 기억상실장애'로 당시 상황을 기억하지 못했다.

박씨 측은 박씨가 쓰러졌을 당시 속옷이 없었으며 오른쪽 종아리에만 속옷이 걸쳐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씨의 성범죄가 의심되지만 박씨의 기억상실로 성폭행 가능성이 뒤늦게 인지되면서 DNA 증거 등 성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부족한 상황이다.

이씨는 성폭행 의혹에 대해 부인했으나 이씨의 지인들은 그의 성범죄가 의심된다고 폭로했다. 이씨의 전 여자친구 A씨는 "(사건이 발생한 이후) 이씨가 '서면 오피스텔 사건' '서면 강간' '서면 강간 살인' 등을 검색했다"고 밝혔다.

지인 B씨는 "이씨의 휴대폰에 성관계 영상이 많다" "구치소에서도 심부름센터를 통해 여자들이 수영복을 착용한 사진을 보내달라고 부탁했다" 등 이씨의 성 의식이 일반적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인 C씨는 "이씨가 그날 있었던 일에 대해 '사실은 (성적으로) 꽂힌 거 같다'고 말했다"며 "그날 클럽에서 나온 뒤 그(성범죄) 대상을 찾았는데 피해자한테 꽂혀서 따라간 것"이라고 밝혔다. 성적인 목적으로 거리를 배회하던 중 피해자와 마주쳤다는 것이다.

특히 복역 중인 이씨와 함께 수감 생활을 했던 지인들의 증언도 이어졌다. 한 구치소 수감 동기는 "이씨가 여기서 나가면 피해자를 찾아갈 것이라며 피해자의 주민등록번호·이름·집 주소 등을 말했다"며 "(이씨가 박씨에 대해) '나가서 죽여버리고 싶다' '그때 맞은 거 배로 때려주겠다' '나가서 죽여버릴 거다' 등 위협적인 발언을 쏟아냈기에 피해자한테 이 사실을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박씨는 "(이씨가 풀려나는) 12년 뒤에는 제가 아무 데도 못 갈 것 같다"며 "내가 그냥 죽었으면 더 파장이 컸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이씨는 반성의 기미 없이 피해자뿐만 아니라 조사에 도움을 준 전 여자친구에게도 살해 협박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성매매·협박·상해·폭행 등의 범죄 이력을 가진 전과 18범의 범죄자다. 이번 사건도 출소 후 불과 3개월 만에 저지른 일이었다.

검찰은 그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으나 1심 법원은 징역 12년을 선고했다. 이씨는 형이 과하다는 이유로, 피해자·검찰 측은 형이 가볍다며 각각 항소했다.

서진주 기자 jinju31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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