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마약·권총 동시 밀수’ 첫 검거…이삿짐으로 위장

전광준 2023. 4. 10.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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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시가 8억원)과 권총 1정(나머지 6정은 모의권총이라 수정)을 국내에 밀수한 40대 남성이 검찰에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국내에서 마약과 권총을 함께 밀수하려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장씨의 신원과 미국 내 행적 확보를 위해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협조한 결과, 밀수된 마약과 총기를 이용한 추가 범행을 차단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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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장아무개(49)씨가 필로폰 3.2㎏를 비닐팩에 나눠 진공포장하고 45구경 권총과 실탄, 모의권총 6정을 국내에 들여왔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제공

10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필로폰(시가 8억원)과 권총 1정(나머지 6정은 모의권총이라 수정)을 국내에 밀수한 40대 남성이 검찰에 적발돼 재판에 넘겨졌다. 국내에서 마약과 권총을 함께 밀수하려다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마약 국내 유통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특별수사팀(팀장 신준호)은 장아무개(49)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장씨는 국내에서 학업과 군복무를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로스엔젤레스(LA) 등지에서 마약판매상 생활을 하다 15년 만인 2022년 8월 귀국한 것으로 조사됐다. 장씨는 검찰에 병환 중인 부모를 돌보기 위해 한국에 돌아왔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검찰은 장씨가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마약과 총기를 들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 장씨는 2022년 7월 자신의 미국 주거지에서 필로폰 3.2㎏를 비닐팩에 진공포장한 뒤 가구에, 45구경 권총과 실탄 50발은 공구함에 각각 숨긴 뒤 이삿짐으로 위장해 수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삿짐 안에 숨겨 부산항에 도착하는 수하물로 부쳤다는 것이다. 장씨는 3월25일 필로폰을 흡입한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검찰은 3월28일 장씨를 긴급 체포하고,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마약과 총기를 확보했다. 함께 압수한 가스발사식 모의권총 6정에 대해서는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살상력 등을 검증한 뒤 추가 기소 여부를 검토할 계획이다.

검찰은 장씨가 한국에서 마약 판로를 개척하려 했다고 의심하고 있다. 입국 뒤 국내 마약사범과 통화해 만난 것도 파악했다고 한다. 다만 본격적인 유통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아울러 장씨가 미국 현지 마약 조직과 접촉한 흔적도 휴대전화 포렌식 등을 통해 찾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8억원 어치 마약의 구입 자금 출처 등은 확인하지 못했다. 장씨가 마약 투약 외 혐의를 전면 부인해 밀수 동기도 파악하지 못한 상태다. ‘브리핑 시점이 이른 것 아닌가’라는 기자들 질문에 신준호 부장검사는 “통상 기소하면서 브리핑을 진행한다. 사안의 심각성을 국민께 알리는 차원에서 브리핑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2022년 12월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과가 첩보를 입수해 장씨에 대한 직접수사에 들어갔다. 장씨의 신원과 미국 내 행적 확보를 위해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협조한 결과, 밀수된 마약과 총기를 이용한 추가 범행을 차단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마약과 총기가 함께 밀수됐다가 적발된 최초의 사건”이라며 “미국 마약단속국과 공조해 연계 조직을 수사하는 동시에 국내 공범 및 유통 부분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최근 서울 강남구 일대에서 학생들에게 ‘마약 음료’를 건넨 일당들이 지난 7일 경찰에 검거되기도 했다. 해당 음료병이 중국에서 처음 국내 반입된 점을 들어 경찰은 국외에 총책이 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검은 이날 검찰과 경찰, 관세청 등 840명 규모의 마약수사 전담인력을 투입한 마약범죄 특별수사본부를 구성했다고 밝혔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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