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우스트’ 원진아 “안했으면 큰일날 뻔…연극 또 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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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했으면 정말 큰 일 날 뻔 했어요. '행복하고 즐겁다'가 너무 뻔한 말 같은데 이 말로도 부족해요. 정말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갓난아이가 된 것처럼, 안 배울 게 없더라고요. 첫 연습날 조바심이 나서 1시간 반 정도 일찍 나왔는데 (박)해수 선배가 저보다 더 일찍 와서 목을 풀고 계시더라고요. 유인촌 선생님은 정말 신기한 게, 대본으로 볼 땐 어려운 내용을 선생님이 소리로 꺼내주시면 잘 들리더라고요. 그 내공을 배워야겠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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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했으면 정말 큰 일 날 뻔 했어요. ‘행복하고 즐겁다’가 너무 뻔한 말 같은데 이 말로도 부족해요. 정말 행복하고 즐겁습니다.”
연극 ‘파우스트’로 첫 연극 도전에 나선 배우 원진아는 최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은 소감을 전했다. 연극 ‘파우스트’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역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양정웅 연출의 작품. 드라마 ‘그냥 사랑하는 사이’와 ‘라이프’, ‘지옥’ 등으로 얼굴을 알린 원진아의 첫 번째 연극이다.
원진아는 첫 공연을 마친 후 “대성통곡을 했다”고 말했다.
“살면서 처음 느끼는 이상한 기분이 들었어요. 흥분감도 있고. 대사를 까먹을까봐, 동선을 틀릴까봐 무서웠는데 그것만큼은 지켰다는 안도감도 있었죠. 무대에 오르기 전엔 관객분들이 무서운 존재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아니라는 것을 느꼈어요. 나를 기다려주고 내가 발산하는 에너지를 받을 준비가 돼있으시더라고요. 저를 지켜보는 그들의 눈이 감동스럽고 따뜻했습니다.”
그동안 드라마, 영화 등 매체 연기만 해온 그에게 첫 무대 연기는 연습부터 쉽지 않았다.
“첫 연습날 제 바닥을 봤습니다.(웃음) 내 목소리가 이렇게 작았구나 느끼고 움츠러들었고요. 연기를 태어나 처음 하는 사람이 된 기분이었어요. 제 바닥을 보고 인정하고, 뭘 고쳐야 할지 찾고. 좀 처절하게 연습을 했던 것 같습니다.”
원진아는 그럼에도 무대 연기의 매력을 느낀 듯 했다.
“극단 선배들이 그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무대에 올라갔을 때 관객들이 날 보고 있고 객석이 채워져 있으면 서있을 힘이 생긴다’고.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꽉 찬 객석을 보니 장풍처럼 뭔가 느껴지는 게 있더라고요. ‘아, 에너지를 받는다’라는 게 이런 거구나, 처음 몸으로 느껴봤던 것 같아요.”
‘파우스트’에는 원진아 외 배우 유인촌과 박해수, 박은석 등이 출연한다. 원진아는 “거의 아기가 된 기분”이라며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했다.
“갓난아이가 된 것처럼, 안 배울 게 없더라고요. 첫 연습날 조바심이 나서 1시간 반 정도 일찍 나왔는데 (박)해수 선배가 저보다 더 일찍 와서 목을 풀고 계시더라고요. 유인촌 선생님은 정말 신기한 게, 대본으로 볼 땐 어려운 내용을 선생님이 소리로 꺼내주시면 잘 들리더라고요. 그 내공을 배워야겠다는 욕심이 생겼어요.”
그런 선배들은 원진아에게 “깡이 있다”는 칭찬을 했다고 한다.
“힘들고 지치면 티낼 만 한데 힘들어하지 않고 참여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 자체가 제일 큰 장점이라 하시더라고요.”
‘파우스트’가 끝난 뒤 또 연극을 하겠냐는 물음에 그는 망설임 없이 그럴 것이라고 답했다.
“연극을 또 하고 싶어 졌어요. 무대를 처음 경험했는데 제가 배우로서 해볼 수 있는 모든 것들을 해볼 수 있는 감사한 기회였어요. 여기서 배웠던 기술들, 여기서 배웠던 마음가짐들 제 안에 있다면 앞으로 연기하는 데 20~30년은 지치지 않고 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 정도로 벅찬 마음이 매일 들어요. ‘내가 무대에 설 수 있는 배우였구나’라는 사실로 벅찬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박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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