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로폰 10만명분·권총’ 미국서 이삿짐으로 들여온 업자 구속기소···“마약·총기 함께 밀수한 첫 사례”
테이블에 8억 상당 3.2kg 숨겨 반입
실탄·모의권총 6정도 함께 들여와
검찰이 필로폰과 권총, 실탄을 미국에서 이삿짐으로 위장해 국내로 들여온 인물을 재판에 넘겼다. 마약과 총기를 함께 밀수했다가 적발된 첫 사례다.
서울중앙지검 마약범죄 특별수사팀(부장검사 신준호)은 A씨(49)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향정, 총포화약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로스앤젤레스(LA)에 살던 미국 영주권자 A씨는 지난해 7월 비닐팩 9개에 진공 포장한 필로폰 3.2kg를 소파 테이블 안에, 45구경 권총과 실탄 50발을 공구함 등에 각각 숨겨 선박 화물로 발송했다. 이삿짐에 넣은 이 물건들은 지난해 9월 부산항에 도착했다. 필로폰 3.2kg는 10만명이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8억원 상당이다. A씨는 지난해 3월 필로폰 약 0.1g을 투약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국내에서 학업과 군 복무를 마친 뒤 15년간 미국에서 살다 지난해 8월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귀국했다. 대검찰청 마약조직범죄과가 지난해 12월 첩보를 입수했고, 이를 토대로 서울중앙지검이 미국 마약단속국(DEA)과 공조해 수사를 벌였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A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고 긴급체포했다.
검찰은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A씨가 LA 마약조직에게 필로폰을 구매하며 대화를 나눈 내역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A씨가 LA 등지에서 마약판매상(딜러) 생활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한국에 들어오는 필로폰의 배경에 LA의 한인조직이 있다고 보고 있다”면서 “A씨는 그 조직 일원이거나 주변부에 있는 사람으로 추정돼 계속 추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A씨가 국내의 마약사범과 통화하고 만난 흔적도 발견했다. A씨는 이삿짐에 필로폰이 들어있는 줄 몰랐다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가스발사식 모의권총 6정도 국내에 들여왔는데, 검찰은 이에 대해 추가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살상력과 파괴력이 일정 기준을 넘는 모의권총은 소지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다. 국립과학수사연원은 A씨가 들여온 모의권총의 살상력·파괴력을 감정 중이다. A씨는 이 모의권총 6정을 미국 주거지 소파 테이블에 전시하기도 했다.
검찰은 “마약과 총기를 함께 밀수했다가 적발된 최초의 사건”이라며 “마약의 국내 대량 유통을 차단하고 자칫 강력사건·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총기사고를 사전에 방지했다”고 했다. 이어 “미국 내 연계조직 등에 관해 DEA와 계속 공조 중”이라며 “마약범죄가 날로 지능화·흉포화되면서 총기까지 함께 밀수되는 상황에 대해 보다 강화된 단속과 처벌을 통해 원천 차단하겠다”고 밝혔다.
이혜리 기자 lhr@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명태균 “윤 대통령 지방 가면 (나는) 지 마누라(김건희)에게 간다”
- 윤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성남 땅 ‘차명투자’ 27억원 과징금 대법서 확정
- [단독] 허정무,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선언한다
- 최민희 “비명계 움직이면 당원들과 함께 죽일 것”
- [단독] 명태균씨 지인 가족 창원산단 부지 ‘사전 매입’
- “김치도 못먹겠네”… 4인 가족 김장비용 지난해보다 10%↑
- 4000명 들어간 광산 봉쇄하고, 식량 끊었다…남아공 불법 채굴 소탕책 논란
- 순식간에 LA 고속도로가 눈앞에···499만원짜리 애플 ‘비전 프로’ 써보니
- 체중·혈압 갑자기 오르내린다면··· 호르몬 조절하는 ‘이곳’ 문제일 수도
- “한강 프러포즈는 여기서”…입소문 타고 3년 만에 방문객 10배 뛴 이곳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