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78년전 美첩보국과 만난 광복군 장군 사진, 왜 이렇게 또렷한가 했더니
기사내용 요약
SKT AI 기술 '슈퍼노바'로 독립투사 인물 사진·활동 영상 등 140점 복원해
광복절 맞춰 야외에 실감형 미디어 파사드…내년에 자율주행 셔틀 구축 예정
[천안=뉴시스]윤정민 기자 = 1945년 2월. 대한민국 임시정부 광복군은 미국 전략첩보국(OSS)과 함께 비밀 연합작전을 논의한다. 미군으로부터 고도의 특수훈련을 받은 광복군 대원들을 한반도에 투입해 후방을 대대적으로 교란하는 이른바 독수리 작전(Eagle Project)이다. 중국 산시성에서 50명의 광복군 대원들이 OSS 클라이드 클라이드 사전트 대위의 지휘 하에 혹독한 특수전 훈련을 받고 한반도에 침투했지만, 전면 철수 명령이 내려지면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일제의 무조건적 항복으로 제대로된 반격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으나 미국과 연대해 대한민국 주권을 우리 스스로 되찾겠다는 광복군들의 열망을 확인할 수 있었던 사건으로 기록됐다.
천안 독립기념관에 전시된 대한민국 임시정부 한국광복군 이범석 장군이 미국 전략정보국(OSS) 클라이드 사전트 대위이 만나 함께 찍은 사진이 이 역사적 순간을 증명하고 있다. 사전트 대위 유족이 독립기념관에 기증했다는데 1945년에 촬영된 사진답지 않게 또렷하다. 어찌된 일일까. SK텔레콤 인공지능(AI) 기반 미디어 품질개선 솔루션 '슈퍼노바'가 사진 속 얼굴 부분 화질을 개선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슈퍼노바로 독립기념관이 소장한 독립투사 인물 사진, 활동사진과 영상 사료를 복원하는 사회공헌활동을 펼치고 있다. SK텔레콤이 2020년 독립기념관과 업무협약을 맺은 후 복원한 사료는 현재까지 총 140여점, 이 중 전시된 사료는 46점이다.
이들 사진 대부분은 지난해 9월 재개관한 제6전시관에 전시돼 있었다. 이곳은 '새로운 나라'는 주제로 대한민국 임시정부 이야기를 다루고 있으며 임시정부 수립에 일조했던 여러 독립투사의 활동을 고화질 사진으로 만날 수 있다.
나태영 SK텔레콤 미디어AI팀장은 슈퍼노바가 이들 사진을 복원하는 시간이 풀HD(1080p) 해상도 기준 평균 12초라고 말했다. 나 팀장은 "AI가 딥러닝을 하게끔 만들 때 유사한 사진이 오면 빨리 처리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전시관을 지나던 중 기자는 한 영상 앞에 멈췄다. 김구 선생, 지청천 장군 등이 눈을 깜빡이며 고개를 돌리는 모습을 담고 있었다. 1940년 9월17일 중국 충칭 자링빈관 앞에서 김구 선생, 지청 장군 등이 모여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성립전례식 기념사진을 찍었는데, 독립기념관이 이때의 모습을 딥페이크 기술로 구현해냈다. 사진으로만 기록됐던 역사를 생생한 현장으로 만들었다.
"SKT AI 기술로 생생한 역사 경험 제공해"…참여형 관람으로 역사 공부 효과 증대
"2024년 기념관 내 자율주행 셔틀 차량 도입 예정"…"편안한 관람 기회 제공"
이밖에 SK텔레콤과 독립기념관은 관람객이 독립운동 역사를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5종 실감형 콘텐츠를 선보였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로 만든 콘텐츠 5종은 ▲슈퍼노바 기술 기반인 마법사진관 ▲AI 서비스 '누구(NUGU)'를 적용한 코딩 로봇 '알버트' 독립운동 체험관 ▲가상현실(VR) 기술로 보는 하늘공원 한글 퀴즈 ▲4DX로 경험하는 독립운동 ▲'점프 증강현실(AR)'로 만나는 백범 김구 선생 등이 있다.
이 중 마법사진관과 알버트 코딩 로봇 체험 등은 제7전시관에 마련된 체험존에서 경험할 수 있다. 마법사진관에서는 관람객이 슈퍼노바 기술로 복원한 고화질의 독립운동가 인물 사진을 볼 수 있다.
아울러 관람객이 역사 속 인물과 함께 사진을 촬영한 것처럼 의미 있는 합성 사진을 만들 수 있다. 촬영된 결과물은 대형 디스플레이 장치에 갤러리 형태로 저장할 수 있으며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전송도 가능하다.
기자도 체험존에 마련된 태블릿PC로 직접 안중근 의사 사진을 슈퍼노바로 복원하는 모습을 본 뒤 자가촬영(셀프 카메라 촬영)을 진행했다. 3초 뒤 대형 디스플레이 장치에 안중근 의사와 함께 찍힌 기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알버트 독립운동 체험관에서는 '독립전쟁을 준비하라', '우리말을 지켜라' 두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독립전쟁을 준비하라' 프로그램에는 일제강점기 때 중국 만주에서 전개된 독립운동 기지 건설과 독립전쟁 역사를 살펴볼 수 있다.
기자가 직접 알버트를 조종하면서 임시정부가 펼쳤던 독립운동 임무를 모두 수행했다. 그러더니 화면 전체에 태극기가 펼쳐졌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직접 임무를 수행해 아이들이 역사 공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말을 지켜라' 프로그램은 알버트 로봇으로 생활 속에 남아있는 일본식 표현들을 순우리말로 고쳐보는 방식이다. 기자가 알버트 로봇으로 '모찌' 블록으로 이동하더니 '떡'이라는 단어가 화면에 나타났다.
이처럼 SK텔레콤과 독립기념관이 새로 구축한 체험존은 관람객 본인이 참여해야 운영되는 곳이다. 독립기념관 관계자는 "옛 박물관에는 밀랍 인형 등으로 역사를 설명하는 일방향적 요소가 컸다면 (독립기념관) 제7전시관은 쌍방향이 특징"이라며 "특히 학생 관람객의 역사 공부 효과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과 독립기념관이 그동안 실내 전시관을 기준으로 사업 개선을 진행했다면 올해부터는 실외 부분도 넓힐 계획이다. 오는 광복절(8월15일)에 기념관 내 '겨레의 탑', '겨레의 집', '3·1 문화마당' 등에 실감형 미디어 파사드를 구축할 예정이다.
강용성 DNB 클라우드영업팀 부장은 "독립투사 사진 및 영상 자료를 컬러로 복원하고 3D 형태로 보여줄 수 있는 영상을 슈퍼노바 기술로 활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내년에는 자율주행 셔틀도 도입해 편안한 독립기념관 관람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신 학예관은 "독립기념관 전체 규모가 약 120만평(약 400만㎡)이다. 너무 크다 보니 관람객 대부분이 보통 전시관만 보고 간다"며 "자율주행 셔틀로 추모의 자리, 조선총독부 철거부재 전시공원 등 야외 전시물도 편리하게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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