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CIA, 김성한·이문희 ‘우크라 지원’ 대화도 감청”

이윤정 기자 2023. 4. 10. 09:5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담은 미국의 기밀 문건이 온라인에 유출된 가운데, 미국이 한국 국가안보실장 주재 회의를 도청한 정황까지 함께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수정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미군 포탄의 제공 여부를 논의한 대화가 2건의 문건을 통해 공개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상황 등을 담은 미국의 기밀 문건이 온라인에 유출된 가운데, 미국이 한국 국가안보실장 주재 회의를 도청한 정황까지 함께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8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한국 정부가 살상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수정하고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할 미군 포탄의 제공 여부를 논의한 대화가 2건의 문건을 통해 공개됐다. WP는 “지난 3월 초 한국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제공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고심했다”는 내용이 기재됐다고 전했다.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뉴스1

기밀 문건에는 한국의 외교·안보 컨트롤타워인 김성한 전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 외교·안보 라인 관계자들의 대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 전 비서관이 정부의 정책을 변경해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제공하는 것을 공식 천명하자고 하자, 김 전 실장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과 무기 지원을 거래했다는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우려하는 내용의 대화다. 김 전 실장은 폴란드에 포탄을 수출하고, 폴란드가 이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우회 지원’을 대안을 제시했다. 이들은 최근 사임했다.

NYT는 “지난해 말 한국이 미국의 재고 보충을 돕기 위해 포탄을 팔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왔을 때 한국은 ‘최종 사용자’가 미군이 될 것이라고 계속 주장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윤석열 대통령의 고위 참모들이 동맹인 미국이 그 포탄을 우크라이나로 돌릴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고 했다.

이 기밀 문건은 미국 정보당국이 도·감청으로 확보한 정보를 뜻하는 ‘신호 정보 보고서(SIGINT·시긴트)’라고 명시돼 있다고 NYT는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한국을 포함해 이스라엘, 영국 등 다른 우방국들의 국내 문제와 관련한 정보도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유출된 문건들은 미국의 외교 관계에 치명타를 안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NYT는 “유출 문건들은 미국이 러시아뿐 아니라 다른 동맹국에 대해서도 첩보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며 “이미 동맹국들과의 관계가 복잡해졌고, 미국의 비밀 유지 능력에 대한 의구심마저 자아냈다”고 지적했다.

문서를 유출한 주체나 진위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기밀 문건 유출 의혹을 조사해온 미 국방부는 9일 성명을 통해 “소셜미디어에서 떠도는 중인 민감하고 극비인 내용을 포함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 촬영본의 유효성을 살펴보고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정부도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보도를 잘 알고 있다”며 “제기된 문제에 대해 미국 측과 필요한 협의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청 관련 항의 표시나 진상 파악을 위한 설명 요청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과거의 전례, 다른 나라의 사례를 검토하면서 대응책을 한번 보겠다”고 답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