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팅 기술이 광개토대왕함 핵심 부품 되살렸다

생기연, 자체 개발 금속와이어 3D프린팅 기술로 광개토대왕함 디젤엔진 부품 재생

(지디넷코리아=한세희 과학전문기자)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은 광개토대왕함의 손상된 디젤엔진 부품을 자체 개발한 금속와이어 3D 프린팅 기술로 신속하게 재생했다고 10일 밝혔다. 노후 국방부품의 효율적 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3천200톤급의 광개토대왕함은 1998년 실전 배치된 1호 한국형 구축함이다. 광개토대왕함은 최근 엔진 감속기 역할을 하는 디젤엔진 클러치 잠금장치가 손상돼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엔진 회전에 의해 주변 부품과 접촉해 마찰을 일으키며 표면이 마모됐기 때문이다. 

구축함 부품은 주문생산 방식으로 조달이 이루어져 부품 발주 및 납품까지 3개월 이상 걸린다. 손상 부위 폭이 좁고 얇아 기존 용접 기술로는 부품 형상 변형 없이 수리하기도 어려웠다.

생기원 시흥 3D프린팅제조혁신센터 이협 박사 연구팀은 해군군수사령부정비창으로부터 이 부품 수리 요청을 받고 금속와이어 3D프린팅 기술로 문제를 해결했다.

금속와이어 3D프린팅 공정을 이용한 클러치 잠금장치 수리 작업 (사진=생기연)

금속와이어 공급기와 레이저를 탑재한 로봇 팔이 와이어를 레이저 빔으로 녹여 붙여 3차원 형상을 만드는 기술이다. 기존 용접 수리 방식은 부품에 열이 과도하게 축적돼 형상이 뒤틀리는 위험이 있다. 반면, 이협 박사 연구팀이 국내 최초로 개발한 금속와이어 3D프린팅 기술은 레이저 빔을 정밀하게 제어하며 형상을 복원하기 때문에 부품의 열 변형을 막을 수 있다.

금속와이어 3D프린팅 기술로 신속하게 수리를 마친 부품은 해군정비창으로 옮겨져 후처리 공정과 디젤엔진 결합, 시운전 평가를 거쳐 성공적으로 정비를 마쳤다.

생기원과 해군정비창은 2018년부터 국방 분야 금속 3D프린팅 기술 도입을 위해 협력해 왔다. 2022년 10월 '국방부품 3D프린팅 기술개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군정비창에 대한 3D프린팅 기술 적용을 확대해 왔다.

이협 박사는 "군 무기체계 노후화로 국방 부품의 재생정비 수요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3D프린팅 기술은 다양한 품목의 신속 제조에 강점을 갖고 있어 국방부품의 재생 정비 긴급 수요를 충족시키는 핵심기술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정비창장 최헌식 군무이사관은 "해군 전투력의 최일선에 있는 함정의 완벽한 전투태세 유지를 위해서는 신속·정확한 첨단 정비 기술 확보가 필수"라며 "향후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협력체계를 강화해 3D프린팅 정비기술을 고도화함으로써 과학기술 기반의 군 조직으로 혁신을 이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세희 과학전문기자(hahn@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