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도 공범” 호란 ‘복면가왕’ 출연두고 시청자게시판 ‘시끌’
세 번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가수 호란이 지상파 방송에 복귀한 것을 두고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호란은 지난 9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신이 내린 목소리’로 출연해 자신의 가창력을 뽐냈다.
무대를 펼친 뒤 가면을 벗은 호란은 “사실 1라운드에 떨어지지만 말자고 생각했는데 마지막까지 남아 감사드린다”며 “투표 결과 발표했을 때 사랑한다. 온 마음으로 사랑한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래도 경험도 많이 없고 많이 긴장하는 편이다. 오늘은 1라운드 때부터 따뜻하게 응원을 받았다”며 “용기를 내 끝까지 서 있을 수도 있었다”고 말했다.
예고되지 않은 호란의 급작스러운 방송 복귀다. 호란은 2016년 9월 음주운전 사고가 적발됐다. 당시 호란은 서울 성수대교 남단에서 정차해 있던 공사 유도 차량과 추돌해 트럭에 탑승하고 있던 한 명이 상처를 입었다. 적발 당시 호란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101%로 면허 취소 수치에 달했다.
호란은 교통사고 처리 특례법 및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벌금 700만원 약식 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미 두 차례의 음주운전 전력이 있던 호란은 세 번째 음주운전 사고로 인해 DJ를 맡고 있던 라디오 방송에서 하차했다.
당시 호란의 음주운전 전력 뿐 아니라 음주 상태로 방송 진행을 이어갈 의지를 보였다는 것을 두고 각계의 비판이 있었다.
호란의 ‘복면가왕’ 출연 시기가 공교롭다. 최근 배우 김새론, 곽도원, 가수 신혜성 등 연예인들의 잇단 음주운전 사건으로 인해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고조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당장 호란의 ‘복면가왕’ 출연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 누리꾼은 “음주운전 전과 3범 호란이 ‘복면가왕’에서 데뷔 20주년이라고 신나게 웃고 떠들고 방송한다”며 “방송계가 음주운전에 너무 관대한 것이 아니냐. 이건 정말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복면가왕’ 애청자로서도 황당했다는 반응이 이어졌다. 또 다른 누리꾼은 “음주운전 한 연예인이나 국회의원들 다 실수라면서 지지하는 사람들이 더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밖에도 “음주 운전자가 초등학생 4명 치어서 오열하는 가족 기사를 방금 봤는데 대체 무슨 일이냐”며 “음주운전은 너무 괘씸한 것이 충분히 자기 의지만 있으면 안 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 자신이 선택해 저지른 일이라는 것이 문제다. 도저히 참작의 여지가 없다”고 비판했다.
‘복면가왕’ 시청자 게시판에는 호란의 출연을 두고 제작진을 비판하는 게시글이 이어지고 있다.
‘복면가왕’ 한 시청자는 “온 가족이 보는 프로그램에 음주운전 3번 전력의 연예인이 출연한다는 것은 정말 상상도 못했다”며 “방송이 범죄자에게 관대하다고 하지만 ‘복면가왕’까지 이럴 줄은 몰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젠 추억팔이 방송을 넘어 이미지 세탁 방송으로 노선을 잡았는지는 모르겠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복면가왕’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심지어 항의글 쓰려 MBC(홈페이지에) 처음 가입해서 글 쓴다. 시청자 소리는 참고는 하느냐. 정말 소름끼치는 일요일 저녁이었다”고 강조했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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