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할아버지 '징역 18년→무죄' 만든 카톡 메시지는?

손녀 친구 성 착취 혐의 1심서 징역 18년
'A씨가 싫어서 거짓말로 신고했다' 발견 뒤 사건 반전
재판부 "의심 들지만 전부 진실하다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

[아이뉴스24 김동현 기자] 4년에 걸쳐 6세 손녀의 친구를 성추행한 혐의로 징역 18년을 선고받은 60대가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60대 남성 A씨에게 징역 18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Pexels]

A씨는 지난 2016년 1월 자신의 손녀 B양과 놀기 위해 집을 찾은 6세 C양을 창고로 데리고 가 강제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또 지난 2018년 8월부터 2019년 9월까지 자택 또는 C양 집에서 총 3차례 걸쳐 C양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으며 2020년 1월 자택에서 C양에게 유사성행위를 한 혐의도 받았다.

A씨 측은 재판에서 "C양의 진술이 신빙성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본 기사와 무관한 이미지. [사진=뉴시스]

그러나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핵심적인 시·공간 특성을 매우 구체적이고 풍부하게 진술하고 있다. 직접 경험하지 않고는 설명할 수 없는 내용"이라며 A씨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판결에 불복한 A씨는 항소했으며 2심에서도 억울함을 호소했다. 검찰 역시 반성의 기미가 없는 A씨에게 징역 18년은 가볍다고 맞섰다.

2심 재판부는 1심 판결 이후 B양과 C양이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근거로 1심 판결을 뒤집었다.

1심 판결 이후인 지난해 11월 B양이 C양에게 해당 사건에 대해 묻자 C양은 'A씨가 싫어서 거짓말로 신고했다' '진짜로 감옥에 갈 줄은 몰랐다'는 취지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정소희 기자]

이는 그간 C양이 일관되게 진술했던 내용과 어긋나며 재판부 역시 C양의 진술 중 일부가 다소 과장됐다고 볼 여지가 있는 등 기존 진술 신빙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C양이 해당 메시지 작성과 전송을 부인해 구체적인 동기나 의미는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부적절한 성적 접촉을 했을 수도 있다는 상담한 의심은 든다"면서도 "공소사실에 부합하는 사실상 유일한 증거인 피해자의 진술이 합리적인 의심을 할 여지가 없을 정도로 전부 진실하다는 확신을 갖기 어렵다"고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며 현재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김동현 기자(rlaehd3657@inews24.com)

▶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재밌는 아이뉴스TV 영상보기▶아이뉴스24 바로가기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