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국토부도 몰랐던 '포털 광고' 미끼매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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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29일 국토교통부는 온라인 플랫폼에 게재된 주택 매매·전세 등 중개대상물 광고를 조사한 결과 '상습 위반 사업자의 불법광고' 201건을 적발했다고 발표했다.
국토부는 전세사기에 연루된 분양대행사 등 불법광고 관련자 29명에 대해 수사를 의뢰했다.
허위매물은 불법이 아니냐는 질문에 분양대행사 직원은 "광고 매물에 정확한 주소를 기재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지 않는다"면서 "소개하는 집들은 다 정상이고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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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끼 매물을 잡기 위해 대대적인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정작 온 국민이 이용하는 대형 포털 사이트에 대놓고 광고하는 불법 매물은 인지조차 못하고 있다. 포털 사이트에 '빌라 분양'을 검색하면 수십 개의 분양업체 홈페이지 목록이 나온다. 접속하면 "방3개·욕실2개 35평, 실입주금 5500만원", "건축주 직분양 35평, 실입주금 8000만원"이란 광고 매물들이 수두룩하다.
해당 광고를 클릭하면 '융자금 1억5000만원'이라는 문구도 등장한다. 적은 자금만 있어도 빌라에 투자할 수 있다고 유혹한 후 뒤늦게 대출금을 공개하는 전형적인 낚시 수법이다.
업체들이 소개하는 매물 중 상당수는 실제 존재하지도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사이트를 통해 연락하면 부동산컨설팅회사 직원이라고 소개한 이들이 신축빌라를 팔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한다. 인터넷에서 본 매물을 보여달라고 하면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보여주지 않는다. 심지어 서울 화곡동의 매물을 보러 갔음에도 "서울이어서 집값도 비싸고 평수도 좁으니 경기도 부천으로 가자"고 유인하기도 했다.
허위매물은 불법이 아니냐는 질문에 분양대행사 직원은 "광고 매물에 정확한 주소를 기재하지 않으면 제재를 받지 않는다"면서 "소개하는 집들은 다 정상이고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실제 분양 사이트에는 'ㅇㅇ역 3분', '서울시 ㅇㅇ구 ㅇㅇ동'이라고만 써 있고 구체적인 장소는 적혀있지 않았다.
허위매물을 게시하는 빌라 분양 사이트들은 공통적으로 '분양가의 90% 대출 가능' 조건을 내건다. 심지어 1금융권 최저금리·최대한도 진행이라는 표현으로 소비자를 유혹한다. 현행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60~80%인 점을 고려하면 실제 어떻게 대출이 가능할지 의문이다.
또 다른 놀라운 사실도 알아낼 수 있었다. 관련 분야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온라인에 게시된 수백 개의 빌라 분양 사이트는 업체 이름만 다를 뿐 관리·운영하는 사장이 1~2명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수요자들이 상담을 위해 인터넷 홈페이지에 연락처를 남기면 사이트 운영업체는 분양대행사에 고객 개인정보를 건넨다. 기자가 만난 부동산컨설팅회사 직원들도 사이트 운영업체의 연락을 받고 빌라를 소개하러 온 것이었다.
국토부 조사에서 이 같은 유형의 불법광고는 밝혀지지 않았다. 국토부 고위 관계자는 이를 묻는 질문에 오히려 "해당 업체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주면 조사한 후 수사를 의뢰하거나 지자체에 통보하겠다. 국토부 위탁기관인 부동산광고시장감시센터에 신고해달라"며 요청했다. 국토부뿐 아니라 광고비용을 받고 이 같은 허위매물 사이트들을 버젓이 게재해 주는 포털 사이트도 소비자들의 관련 피해에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신유진 기자 yujinS@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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