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도 놀라게 한 4백 변화...박동혁 감독의 변화구는 '스트라이크!'

[인터풋볼=신동훈 기자(아산)] 결과는 얻지 못했어도 깜짝 4백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박동혁 감독의 전술적인 능력이 돋보였다. 

충남아산은 9일 오후 6시 30분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3' 6라운드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1-1 무승부를 거뒀다. 승점 4점에 도달한 충남아산은 12위에 위치했다.

박동혁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전술 변화를 예고했다. 개막 후 좀처럼 분위기가 올라오지 않고 지난 FC안양 원정에서 0-3 대패를 당한 여파가 커 보였다. 예고대로 박동혁 감독은 변화를 내놓았는데 4백을 활용했다. 주로 3-4-3 포메이션으로 나서던 것과 다른 전술이었다. 장준영, 조윤성이 센터백 라인을 구성하고 바로 앞에 김종국과 김강국이 위치했다.

두 미드필더 바로 위에 박세직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뒀다. 포메이션으로 보면 4-2-3-1이었다. 전반엔 효과적이었다. 포지션에 구애를 받지 않고 유기적인 플레이를 하는 부산 공격을 잘 막았다. 두 명의 미드필더는 라마스와 페신을 잘 견제했고 발이 빠른 최건주는 조윤성이 견제했다. 전반 13분 득점까지 나왔다. 박민서가 올린 크로스를 정성호가 마무리했다. 전반에 골이 터진 건 올 시즌 처음이었다.

선제골까지 나오고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자 박동혁 감독은 변화를 주지 않았다. 항상 전반에 22세 이하(U-22) 자원을 빼고 변화를 주는 것과 대조됐다. 그만큼 전반 경기력에 만족한다는 의미였다. 후반에도 마찬가지였다. 계속 4백을 유지하고 송승민 등을 투입해 공격을 강화했다. 김종국이 쥐가 나 빠진 이후에 3백으로 바꿔 수비에 힘썼다. 수비가 늘어나도 공격력은 유지됐다.

추가 득점은 없었고 승리에 실패했지만 4백 변화는 성공적이었다. 항상 3백으로 나와 어느 정도 충남아산의 스타일이 간파됐다면 오늘은 아예 파악하기 어려웠다. 부산이 전반에 매우 고전한 이유였다. 박진섭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3백으로 나설 충남아산을 생각하고 준비했다. 그런데 명단을 보고 4백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데 맞았다. 짧게 준비를 했는데 대응하기 어려웠다"고 밝혔다.

"당황했다"고 말할 정도로 충남아산의 4백 변화는 깜짝 카드였다. 박동혁 감독은 "4백 변화는 매끄러웠다. 긍정적인 부분을 봤다. 선수들도 제 역할을 잘했다. 전술 변화 폭이 넓어진 것 같다. 다만 무승부를 거둬서 정말 아쉽다"고 4백 만족감과 무승부에 대한 아쉬움을 동시에 이야기했다.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강준혁은 "안양전 대패 이후 변화가 필요하다고 해서 4백으로 바꿔 부산전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좋지 못한 분위기가 형성된다면 어떤 식으로든 변화를 주는 박동혁 감독의 스타일이 반영된 것이다. 무작정 바꾸는 게 아니라 확실한 방향성 아래 변화를 줘 결과는 이기지 못했지만 긍정적인 성과를 도출할 수 있었다.

이제 충남아산은 FA컵, 리그를 병행하는 빡빡한 일정을 치른다. 스쿼드가 비교적 얇은 충남아산 입장에선 로테이션이 필수적이다. 여기에 4백 옵션까지 장착해 활용 폭이 넓어지게 됐다. 변화 시도는 성공적이었으니 이제 승리할 일만 남은 충남아산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