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1급 기밀문서 유출…러, 지난해 영국 정찰기 거의 격추시킬 뻔

지난해 9월29일 크림반도서 발생…英, 확전 우려해 '러 미사일 오작동'으로 언급
WP "미국과 나토 회원국 우크라戰에 끌어들일 수 있을 만큼 중대한 사안"

미공군정찰기 리벳 조인트(RC-135W)의 모습. (뉴스1 DB) 2019.12.22/뉴스1

(서울=뉴스1) 김민수 기자 =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군 기밀문서가 유출된 가운데, 이를 통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인근을 비행하던 영국 비행기를 격추할 뻔했던 사실이 밝혀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온라인에 유출된 미군 문서를 인용해 지난해 9월29일 크림반도 해안에서 러시아 전투기가 영국 정찰기를 격추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고 보도했다.

해당 사건은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들을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 끌어들일 수 있을 만큼 중대한 사건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해당 문서는 최근 소셜미디어에 유출된 수십 개의 미군 기밀문서 중 하나로, '영국 RJ가 거의 격추당할 뻔한 사건'(near-shoot down of UK RJ)이라고 언급돼 있다. RJ는 RC-135 정찰기의 이치인 '리벳 조인트'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0월 벤 월리스 영국 국방부 장관은 하원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한 바 있다. 그는 비무장한 영국 RC-135 리벳조인트 정찰기가 일상적 정찰 임무를 수행 중 무장한 Su-27(수호이-27)전투기 2대와 조우했다"라며 "두 전투기에게 추적비행을 당하던 중 Su-27 한 대가 리벳조인트의 비가시권 근거리에서 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다"라고 밝혔다.

월러스 장관은 이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에게 우려를 표명했지만, 쇼이구 장관은 "조사 결과 러시아 전투기에서 '기술적 오작동'이 발생한 것이 밝혀졌다"고 답했다.

월리스 장관도 이 같은 답신을 하원 의원들에게 그대 전하며 '격추 직전'의 사건이 아닌 '기술적 오작동으로 인한 미사일 발사'라고 설명했다.

WP는 "이 사건은 서방 군 당국이 모스크바와 직접 충돌하지 않으면서 우크라이나 군을 지원하고 전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려고 시도하면서 균형을 유지하려고 노력해 온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나토 조약에 따르면 회원국 중 한 국가가 공격받을 경우 나토 회원국 전체가 이를 공격으로 간주하고 공동 대응해야 한다.

한편 미 국방부 관계자는 다른 유출된 문서와 마찬가지로 해당 사안에 대해서도 침묵을 지켰다. 워싱턴 주재 영국 대사관 관계자도 논평을 거부했으며 러시아 대사관도 논평 요청에 응답하지 않았다.

해당 문서는 미 국방부 합참의 머리글이 인쇄돼 있으며, 외국과 공유해서는 안 된다는 'SECRET/NOFORN' 표시가 돼 있다. 사건이 벌어진 2022년 9월29일부터 2023년 2월26일까지 미국·영국·프랑스 항공기의 정찰 비행에 대한 러시아의 반응이 자세히 기술돼 있다.

여기에는 지난해 12월30일 영국 타이푼 전투기 2대를 동반한 리벳 조인트가 100피트(약 30m) 이내로 접근한 러시아 전투기에 의해 요격당할 뻔한 사건도 포함된다.

또 다른 사례로는 지난 2월22일 미국 무인 정찰기 MQ-9 리퍼 드론이 100피트(약 30m) 이내로 접근한 러시아 전투기에 의해 요격당할 뻔하기도 했다. 이후 약 2주 후인 3월14일에는 러시아 수호이-27 전투기 2대가 미군 MQ-9에 의도적으로 앞쪽으로 비행하고 여러 차례 연료를 쏟아부어 공해상으로 추락시킨 사건도 있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지난 3월 러시아가 MQ-9을 "격추"한 것은 미국과 영국 등 국가들에 대한 공격적인 행동 패턴의 일부라고 했다.

패트릭 라이더 미 국방부 대변인은 "흑해는 루마니아, 불가리아, 튀르키예를 포함한 많은 나토 동맹국을 지원하는 중요한 국제 항로이며 어느 한 국가에 속하지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kxmxs41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