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 사기업체 자료로 직원 과세…법원 “신빙성 있으면 적법”

김종용 기자 2023. 4. 10.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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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FX)마진거래 다단계 사기 업체의 내부 자료라도 장부의 객관성이 인정되면 과세 근거로 삼아도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A씨가 서울 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이에 A씨는 "불법 다단계 회사가 만든 자료를 토대로 세금을 산정한 것은 근거과세 원칙에 반한다"며 과세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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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대 불법 다단계 사기 ‘FX마진거래 중개사업’
회사 간부 “불법 회사 자료”…法, ‘장부 객관성’ 인정
서울행정법원.

외환(FX)마진거래 다단계 사기 업체의 내부 자료라도 장부의 객관성이 인정되면 과세 근거로 삼아도 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A씨가 서울 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을 취소하라”며 낸 소송을 최근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씨는 외환 차익거래 사업을 벌인 B사에서 2014∼2016년 본부장으로 근무했다. B사 설립자는 폰지 사기(다단계 금융사기)로 약 5년간 1만2000여명으로부터 1조740억원을 편취한 혐의(특정범좌가중처벌법상 사기)로 2017년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을 확정받았다.

A씨도 회사의 사기 행위에 동조한 혐의(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재판에 넘겨져 2020년 1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확정받았다. 그는 재직 기간 회사와 금전소비대차계약 및 투자약정을 체결해 약 2년간 매월 이자 명목으로 대여금의 5%, 이익 배당금 명목으로 투자금의 2%를 지급받았다.

과세 당국은 A씨의 이자·사업소득 약 5억8000만원에 대한 종합소득세 신고를 누락한 사실을 확인하고 2020년 9월 세금 1억9000만원을 부과했다. 이에 A씨는 “불법 다단계 회사가 만든 자료를 토대로 세금을 산정한 것은 근거과세 원칙에 반한다”며 과세 처분에 불복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B사 자료에 신빙성이 있고, 이를 근거로 한 과세 처분도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폰지 사기는 오직 다단계 구조에 참여한 투자자들의 신뢰를 토대로 유지되기 때문에 투자금·수익금 지급 현황을 장부에 기계적으로 정리하는 게 사업 유지의 필수 요소가 된다”고 설명했다.

A씨는 “B사에서 받은 돈보다 B사에 줬다가 돌려받지 못한 피해액이 더 커 사실상 사업소득이 없었음에도 종합소득세를 부과한 것은 실질과세 원칙에 반한다”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A씨가 받은 수당보다 재투자로 인한 투자 피해액이 더 크더라도, 재투자는 총수입금액에 포함한 수당을 처분하는 한 방법에 불과해 사업소득액 산정과 무관하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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