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약 음료’ 국내 일당 2명 오늘 구속 기로

마약음료 제조·전달책 2명
오늘 영장실질심사 진행

서울 대치동 인근에서 ‘기억력이 좋아지는 음료수’라며 마약이 든 액체를 고등학생에게 건넨 혐의를 받는 용의자 2인. 서울 강남경찰서 제공

강남 학원가 ‘마약 음료’ 사건의 국내 중간책 2명이 오늘 구속 기로에 선다.

서울중앙지법 이민수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오후 3시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길모씨,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 김모씨 등 2명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다.

길씨는 강원 원주 자택에서 우유에 필로폰을 섞는 방식으로 마약 음료를 제조하고, 사건 당일 음료를 퀵서비스 등을 통해 강남 대치동에서 시음 행사를 진행한 아르바이트생 4명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길씨에게서 “중국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 A씨가 마약 음료를 제조하도록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범죄 ‘윗선’에 중국 내 보이스피싱 조직이 연관되어 있을 것으로 보고 중국에서 공수된 빈 병의 배송경로를 역추적하는 등 중국 내 공범에 대한 소재 파악에 나섰다.

경찰은 길씨가 지정된 장소에 마약을 가져다 두는 ‘던지기 수법’으로 마약을 구입한 것으로 보고 필로폰 판매책과 이번 사건을 꾸민 조직과의 연관성도 조사하고 있다.

김씨는 마약 음료를 마신 학생들의 학부모에게 협박 전화를 하는 과정에서 휴대전화 번호 변작 중계기를 설치·운영한 혐의(전기통신사업법 위반)을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일당은 마약을 건넨 학생들에게 설문조사를 명목으로 부모의 번호를 받아내고, 알 수 없는 번호로 부모에게 연락해 자녀의 마약을 신고하겠다고 협박했다.

경찰은 구인·구직 사이트에서 우회 IP(인터넷주소)를 사용해 아르바이트생을 모집하고, 마약 음료 현장 유포를 지시한 중간책들도 추적 중이다.

정부는 오늘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마약범죄 대응 유관기관 협의회’를 열어 종합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협의회에는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형사국장을 비롯해 식품의약품안전처, 교육부, 서울시 등 관계 기관 인사들이 참석한다.

김세훈 기자 ksh3712@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