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영화 배우 출신이 경제 전문가로… ‘중국판 다보스 포럼’ 논란
‘중국판 다보스포럼’으로 불리는 보아오 아시아포럼 연차총회가 지난달 말 막을 내린 가운데, 홍콩의 성인영화 배우 출신 펑단(50)이 경제전문가로 포럼에 등장해 중국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대만중앙통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 중국어판 등은 “홍콩 포르노스타 펑단이 보아오포럼 참석을 위해 싱크탱크 원장으로 변신했다”고 보도했다.
펑단은 국제경제전략연구원 원장 자격으로 포럼에 참석해 연설했다. 의문이 제기된 건, 그가 지금까지 경제나 국제관계 등에 관한 전문적인 연구나 발표를 한 적이 없었다는 점이다.
그가 몸담은 국제경제전략연구원은 지난해 11월에 설립된 신생 기관이다. 전신은 ‘TIENS 국제전략연구원’으로, 지난 10여 년간 사기‧뇌물 등 논란에 휩싸였던 그룹 TIENS 소속이다.
중국인들은 펑단이 어떻게 보아오포럼에 참석할 수 있었는지 의문을 제기했다. 여기에는 성적인 추문도 포함됐다. ‘탄탄한 뒷배’가 없다면 펑단이 각국의 전문가들과 어떻게 같은 위치에 설 수 있었겠느냐는 것이다. 해당 포럼에는 지난달 취임한 리창 중국 총리를 비롯해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 크리스티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등이 참석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포럼 이사장을 맡았다.
펑단은 1990년대 인기를 끈 홍콩의 성인영화 배우다. 중국 후난성에서 태어났으며 14살 때 가족들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미스 차이나 USA’ 등 미인대회 3관왕을 차지하며 연예계 생활을 시작했다. 1995년 홍콩 이주 후 다수 성인영화에 주인공으로 출연하며 이름을 알렸다. 그러다 2000년대 이후 중국 본토로 건너가 애국주의 영화들에 출연했다. 2013년에는 간쑤성 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에 선발되며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중국공산당 전국청년연합 상무위원 자리에도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그가 갑자기 ‘경제전문가’가 되어 보아오포럼에 모습을 드러냈다.
친중 매체들은 “펑단은 민간 외교가의 역할을 담당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온두라스는 대만과의 단교를 선언하고 중국과 수교했다. 지난 2월 펑단이 온두라스에 방문해 시오마라 카스트로 대통령과 만나 중국과 수교할 의사가 있는지를 물었고, 열흘 만에 수교가 이뤄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RFA는 “공개된 자료에서 펑단의 온두라스 방문 사진이나 카스트로 대통령과 찍은 사진은 없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온두라스가 중국을 택한 건 공산당의 금전적 유혹이 원인일 뿐, ‘민관외교’와는 연관 없다고 분석했다. 시젠위 대만 국방안보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성인영화 여주인공이 어떤 전문적인 능력이 있어서 싱크탱크 원장 자리에 앉았겠느냐”며 “배후가 누구인지, 부패에 연루된 건 아닌지 시진핑과 중국 관리들이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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