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 투수가 15살차 포수 리드에 고개 젓고 21살차 투수 엉덩이를 툭 친다? 겁 없는 송영진 “워낙 편하게 해주셔서…” [MK인터뷰]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3. 4.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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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는 지난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7-5로 승리했다.

9일 경기 전 만난 송영진은 "점수차가 있는 상황이었기에 마음 편히 던질 수 있었다. 또 대전이었기 때문에 더 잘 던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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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들이 워낙 편하게 해주셔서…”

SSG 랜더스는 지난 8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원정 경기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7-5로 승리했다.

선발 투수 김광현이 3이닝 만에 5실점하며 조기 강판한 상황. SSG 벤치는 이때 신인 송영진을 마운드 위에 올렸다. 0-5로 밀리고 있었던 상황에서 신인 투수의 기량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로 보인 선택. 그러나 송영진은 경기 흐름을 바꿔버렸다.

선발 투수 김광현이 3이닝 만에 5실점하며 조기 강판한 상황. SSG 벤치는 이때 신인 송영진을 마운드 위에 올렸다. 0-5로 밀리고 있었던 상황에서 신인 투수의 기량을 확인하겠다는 의도로 보인 선택. 그러나 송영진은 경기 흐름을 바꿔버렸다. 사진=김영구 기자
송영진은 한화전에서 3이닝 2볼넷 3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뜨거웠던 한화 타선을 차갑게 식히며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이후 SSG 타선에 화답, 결국 역전 승리를 만들어냈다.

9일 경기 전 만난 송영진은 “점수차가 있는 상황이었기에 마음 편히 던질 수 있었다. 또 대전이었기 때문에 더 잘 던질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송영진은 대전에서 나고 자란 ‘대전 토박이’다. 대전유천초-한밭중-대전고를 거쳐 2023 KBO 신인 드래프트 2라운드 지명을 받고 SSG에 입단했다. 자신의 고향 팀을 상대한다는 건 감정이 남다를 터.

송영진은 “초등학교 때부터 중학교, 그리고 고등학교 때까지 이글스파크에서 경기를 한 경험이 있다. 어쩌면 익숙한 곳이기 때문에 잘 던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며 “어렸을 때는 한화의 팬이었다(웃음). 그래도 어제는 다른 생각하지 않고 SSG를 위해 공을 던졌다”고 말했다.

대전이 고향인 만큼 송영진의 부모님 역시 이번 시리즈를 보기 위해 이글스파크를 찾았다고 한다. 9일 경기에는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물론 이모, 고모 등 온 가족이 총출동한다고.

송영진은 “어제 경기 후 부모님께서 잘 던졌다고 해주셨다. 오늘은 할아버지와 할머니, 그리고 이모와 고모 등 많이 오신다. 어제 오셨어야 했는데(웃음). 경기도 늦게 끝나서 집밥도 먹지 못했다”고 밝혔다.

프로 무대에 올 정도의 선수들은 모두 초중고 각 학교의 에이스들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들조차 신인 시절에는 자신이 가진 기량을 100% 보여주지 못한다. 프로 무대라는 압박감, 그리고 경험 많은 선수를 상대로 큰 부담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SSG 신인 송영진은 강심장을 지녔다. 어떤 타자를 상대해도 자신의 공을 뿌릴 수 있는 몇 안 되는 신인 선수다. 사진=김영구 기자
그러나 송영진은 달랐다. 140km 중후반대 직구, 그리고 다양한 변화구를 섞어 던지며 한화 타자들을 어렵지 않게 잡아냈다. 또 그의 강심장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 있었는데 바로 4회 선두 타자 노시환과의 승부였다. 풀 카운트 상황에서 베테랑 포수 김민식의 직구 사인에 고개를 젓고 자신 있는 슬라이더를 선택, 결국 삼진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송영진과 김민식의 나이차는 15살이다.

송영진은 “풀 카운트 상황에서 직구를 노리고 있을 것 같았다. (김)민식 선배가 직구 사인을 보냈는데 슬라이더가 더 자신 있어서 그런 모습이 나왔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평소에 선배들이 워낙 편하게 해주신다. 그래서인지 자연스럽게 나온 모습이었다”고 설명했다.

무려 21살 차이가 나는 고효준의 엉덩이도 툭 치기도 한 송영진이다. 9회 1사 1, 2루 위기 상황을 고효준이 연속 삼진으로 마무리하자 송영진은 활짝 웃으며 노장에게 다가갔다. 그는 “너무 멋있어서…”라며 웃음 지었다. 그러면서 “너무 멋있고 또 어린 선수들에게 그런 모습을 많이 보여주시니까 배울 수 있고 따라가고 싶다”고 전했다.

이제 첫 프로 시즌에 불과하지만 송영진은 SSG의 확실한 불펜 전력으로 올라섰다. 김원형 SSG 감독은 신중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송영진 역시 현재 활약에 만족하지 않았다. 그의 꿈은 더 크기 때문이다.

송영진은 “(박)종훈 선배가 라커룸에 있는 우승 반지를 보여준 적이 있다. ‘부럽지? 너는 없잖아”라며 놀리더라(웃음). 나도 꼭 갖고 싶다“며 ”언젠가는 SSG랜더스필드,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선발 투수로서 마운드 위에 오르고 싶다“고 다짐했다.

[대전=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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