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몸통 시신' 유족구조금…대법 "범죄자 배상금서 공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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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텔 투숙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해자 가족이 받은 유족구조금을 가해자 장대호에게 받을 손해배상금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피해자 A씨 아내와 자녀 등 유족들이 장씨와 장씨가 일했던 모텔 주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주인의 부담분에 대해 유족구조금을 공제하도록 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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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모텔 투숙객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이른바 '한강 몸통 시신 사건' 피해자 가족이 받은 유족구조금을 가해자 장대호에게 받을 손해배상금에서 공제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피해자 A씨 아내와 자녀 등 유족들이 장씨와 장씨가 일했던 모텔 주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 상고심에서 주인의 부담분에 대해 유족구조금을 공제하도록 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장씨는 2019년 8월 자신이 일하던 모텔에서 투숙객 A씨가 시비를 걸고 숙박비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둔기로 때려 살해한 뒤 흉기로 시신을 훼손해 한강에 버린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A씨 아내와 아들은 이후 가해자 장씨와 그가 일했던 모텔 주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고, 1심 과정에서 범죄피해자 보호법에 따라 유족구조금으로 8800만원을 수령했다.
1심은 장대호와 모텔 주인의 책임을 모두 인정하고 피해자의 일실수입(잃어버린 장래소득)에서 유족들이 받은 유족구조금 상당액을 공제해 손해배상을 명했다.
반면 2심은 사용자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이에 따라 총 손해배상금 6억3000여만원에서 장씨와 모텔 업주가 함께 4억8000여만원을, 장씨 혼자 1억5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유족이 이미 유족구조금을 수령해 이 금액만큼 장씨와 모텔 업주의 배상금 4억8000만원에서 공제하라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배상금에서 구조금 공제는 타당하다고 봤지만, 원심이 이를 모텔 업주 부담분에서 공제한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피해자 측이 국가로부터 소극적 손해배상의 일부에 불과한 범죄피해구조금을 수령한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다액채무자인 범죄자의 단독 부담 부분이 소멸하는 것을 받아들이는 의사였다고 봄이 합리적"이라고 봤다.
이어 "유족 구조금은 피고 장대호가 단독 부담하는 부분에서만 공제해야 하고 모텔 업주의 손해배상액에서 공제할 수 없다"며 "공동으로 부담하는 부분에서 손해배상금을 공제하면 장대호가 변제 능력이 없는 경우 유족이 그 위험까지 부담하게 돼 채권자로서 지위가 약해진다"고 판단했다.
장대호가 배상금을 물지 못하면 모텔 주인에게라도 배상금을 받아야하니 함부로 모텔 업주의 배상 책임을 줄여서는 안된다는 취지다.
대법원 관계자는 "범죄자 본인의 채무 액수가 사용자(모텔 주인)가 부담하는 액수보다 큰 경우, 피해자가 이미 받은 유족구조금을 공제할 때 범죄자 본인이 단독 부담하는 부분에서만 공제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설시한 첫 판결"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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