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의 은혜 갚은 꿩 ‘꽁드리’ 살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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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시가 전임 시장 때 만든 시 대표 캐릭터를 도입한 지 3년도 안 돼 사용 중단을 결정해 '예산 낭비'이자 '전임자 흔적 지우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9일 원주시와 노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원주시는 최근 모든 부서에 공문을 보내 "꽁드리 캐릭터와 관련해 디자인의 적합성과 활용도, 시를 대표하는 상징성 등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는 다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별도 안내 전까지 공문서 표기와 기념품 제작, 홍보자료 활용 등 모든 곳에 사용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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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원주시가 전임 시장 때 만든 시 대표 캐릭터를 도입한 지 3년도 안 돼 사용 중단을 결정해 ‘예산 낭비’이자 ‘전임자 흔적 지우기’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9일 원주시와 노조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원주시는 최근 모든 부서에 공문을 보내 “꽁드리 캐릭터와 관련해 디자인의 적합성과 활용도, 시를 대표하는 상징성 등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는 다수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별도 안내 전까지 공문서 표기와 기념품 제작, 홍보자료 활용 등 모든 곳에 사용을 중단하라”고 통보했다. 꽁드리는 원주지역 설화인 ‘은혜 갚은 꿩’을 활용해 원주시가 2020년 12월 만든 시 대표 캐릭터다.
원주시의 갑작스러운 사용 중단 통보에 시청 직원들이 반발했다. 원주시청공무원노조는 입장문을 내어 “다수 의견이라는데, 황당무계한 논리다. 현재 보유 중인 꽁드리 관련 각종 홍보물은 재고가 소진될 때까지 계속 사용하고, 시 캐릭터 교체와 관련해서는 시민 등의 의견을 수렴해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청 직원 게시판에도 “꽁드리는 시민이 사랑하는 인기 많은 캐릭터다. 갑작스럽고 당황스러운 행정에 수억원의 예산이 버려질 것 같다” “한국 사회는 군대부터 소대장만 바뀌어도 전임자 물빼기 작업을 한다. 좋은 건 좋은 대로 남겨야 한다”는 내용의 항의글이 올라오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꽁드리를 살려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연이어 올리는 캠페인까지 벌이고 있다.
직원들은 무엇보다 ‘꽁드리가 시 대표 캐릭터로 적합하지 않다는 게 다수 의견’이라는 원주시 설명이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입을 모은다. 원주시가 2021년 10월25일부터 2주간 소셜미디어(SNS)와 인터넷 등을 통해 진행하고 3618명이 참여한 온라인 설문조사에서 ‘꽁드리를 알고 있다’는 응답이 84%, ‘원주시를 대표하고 타 지역과 차별화된 캐릭터’라는 응답이 64.4%였다. 70.7%는 ‘시책 홍보에 꽁드리를 활용하면 더 많은 관심이 생긴다’고 답했다. 자치단체장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원창묵 시장에서 국민의힘 소속 원강수 시장으로 바뀌고 반년 남짓 지난 올해 2월에도 원주시는 직원들에게 ‘꽁드리 홍보에 대해 적극적으로 협조해달라’는 당부와 함께 꽁드리 캐릭터가 들어간 스마트폰 그립톡 2506개를 나눠주기도 했다.
이번 논란과 관련해 장일현 원주시 기획팀장은 “꽁드리 디자인과 상징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어 개선 방안을 마련하려고 사용을 잠정 중단하는 것이지, 폐지한다는 게 아니다. 시민·직원 등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개선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꽁드리는 구렁이에게 잡아먹힐 뻔한 꿩이 제 목숨을 구해준 나그네에게 은혜를 갚느라 머리를 짓찧어 동종을 울렸다는 원주 명산 치악산에 얽힌 전설을 근거로 만들어졌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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