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화의 차이나워치] K반도체 중국 공장을 사수하라
[고영화 한국창업원(베이징) 원장] 미국이 최근 반도체지원법의 ‘가드레일’ 조항을 발표했다. 중국의 반도체 기업뿐만 아니라 한국 반도체 기업의 중국 공장도 장비 도입이 제한되고, 첨단 반도체의 경우 10년 내 생산능력을 5% 이상 증산할 수 없는 독소 조항으로 알려지면서 중국 내 K-반도체 공장을 어떻게 사수할 것인지가 관심사 중 하나가 됐다.
K-반도체의 중국 내 주요 생산시설을 보면 삼성전자는 시안에 낸드플래시 공장 2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곳에서 삼성전자 낸드플래시의 40%가 생산된다. 지난달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2022년 4분기 기준 삼성의 낸드플래시 시장점유율은 33.8%이다. 이중 40%, 즉 세계 시장의 낸드플래시 13.5%가 중국에서 생산된다.
SK하이닉스는 우시에 2개의 D램 생산 라인이 있다. 우시 공장이 SK가 생산하는 전체 D램의 48%를 차지한다.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SK의 시장 점유율 27.7%를 고려하면, 전 세계의 D램 13.3%가 중국에서 생산되는 것이다. 중국 유일 D램 공장 창신메모리(CXMT)의 전세계 시장 점유율은 0.2%로, SK하이닉스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또한 SK가 미국 인텔로부터 인수한 다롄 낸드플래시 공장은 SK 낸드플래시의 전체 생산 물량 중 20%를 차지한다. SK의 시장 점유율 17.1%를 고려하면, 전 세계 낸드플래시의 3.4%가 생산된다. 중국 유일의 낸드플래시 공장 창장메모리(YMTC)의 시장 점유율 2.6%보다 많은 물량이다.
이렇게 K-반도체의 중국 공장은 전 세계 낸드플래시 16.9%와 D램의 13.3%를 중국 현지에서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제재가 강화돼 현지 공장의 정상적인 경영이 어려워진다면, 기업들은 할 수 없이 공장을 폐쇄하거나, 이전하거나, 사업 전환을 하거나, 심지어 공장을 매각할 수밖에 없다.
공장 폐쇄는 기업들이 아무런 소득 없이 기존의 모든 투자를 하루아침에 날리게 되는 것뿐만 아니라,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약 13~17%의 공급 단절로 이어진다. 전 세계 반도체 공급망의 대혼란과 가격 폭등 등 재앙 수준의 상황이 발생할 것이다.
공장을 한국 또는 제 3국으로 이전하게 된다면, 이전 비용이 발생하고 이전하는 1~2년 동안 생산 차질이 불가피하다. 기업은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전 세계는 메모리 반도체 공급부족 및 가격 폭등을 맞이할 것이다.현재 공장의 메모리 생산을 점차 줄이고, 미국의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 이미지센서, 전력 반도체 같은 제품의 파운드리 사업으로 전환한다 해도, 기존 메모리 공급을 차질없이 메워줄 새로운 공장이 한국 등에 신규 설립되기까지 2~3년이 소요될 것이다.
공장을 매각하면 기업들은 어느 정도 투자금을 회수하겠지만, 중국 기업들에 인수될시 그동안 K-반도체 기업이 축적한 상당한 메모리 반도체 기술이 송두리째 중국에 넘어가게 된다.
그럼 결론은 향후 몇 년은 K-반도체 기업이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시시때때로 미국이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등으로 K-반도체 중국 공장까지 압박하는 행위는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IT 소비자들에게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침 이번 달 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이 예정돼 있다. 이때 정부는 K-반도체의 전 세계에 대한 보편적 이익을 강조하고, 중국 공장들에 대한 반도체 장비 통제의 완전 면제 혹은 최소 3~5년간의 유예를 확실히 받아내 주기를 바란다.
김윤지 (jay3@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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