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를 '알고 하는' 노진혁-유강남... 롯데는 '경험'을 FA로 샀다
롯데는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경기에서 5-3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롯데는 4일 인천 SSG전부터 이어진 3연패를 탈출했다.
이날 수훈갑은 선발투수 나균안(25)과 중견수 김민석(19)이었다. 나균안은 완벽한 제구력과 춤추는 포크볼로 7이닝 8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또한 생애 첫 1군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김민석은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멀티히트를 달성했다.
그러나 유강남과 노진혁 역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 이날 팀의 8번 타자 겸 포수로 나온 유강남은 나균안과 배터리를 이루며 무실점 투구를 리드했다. 적재적소에 결정구를 사용하도록 유도하면서 KT 타선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1루 주자 신윤후가 초구에 스타트를 걸었고, 노진혁은 망설이지 않고 배트를 냈다. 그가 보낸 타구는 공교롭게도 베이스 커버를 들어간 유격수 김상수가 서 있던 위치로 굴러갔다. 1루 주자를 3루까지 보내는 센스 있는 타격이었다. 이렇게 노진혁이 찬스를 만든 롯데는 7회 3득점하며 0의 균형을 깼다.
노진혁의 센스는 다음 타석에서도 나왔다. 8회 말 롯데는 연속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여기서 타석에 등장한 노진혁은 힘들이지 않고 가볍게 왼쪽으로 밀어쳤다. 좌익수 앤서니 알포드가 뒤로 물러나면서 타구를 잡았고, 3루 주자는 여유롭게 홈을 밟았다. 욕심을 낼 수 있는 상황에서도 팀 배팅을 펼친 것이다.
시즌 첫 6경기에서 둘은 아직 컨디션이 좋다고 볼 순 없다. 유강남은 타율 0.235, 홈런 1개를 기록 중이고, 노진혁은 1할대 타율(0.158)에 머무르고 있다. 방망이에서도 두각을 드러낸 두 선수이기에 아직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이들은 야구를 알고 하는 듯한 플레이를 보여준다. 노진혁은 지난 1일 두산과 시즌 개막전에서 6회 초 허를 찌르는 스퀴즈 번트로 추가점을 만들어냈다. 유강남 역시 같은 날 볼넷 2개를 골라내며 서두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젊은 선수가 많은 롯데 입장에서는 본보기가 될 플레이였다.
유강남과 노진혁은 지난 겨울 롯데가 큰 맘 먹고 영입한 FA 선수다. 지난해 11월 21일 유강남이 4년 80억 원에 먼저 계약했고, 노진혁도 이틀 뒤 롯데와 4년 50억 원의 계약을 맺었다. 두 선수는 투수 한현희(30), 중견수 안권수(30)와 함께 롯데의 '센터라인 강화 프로젝트'의 일원이었다.
베테랑 선수들이 먼저 분위기를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NC 시절 주장 경험이 있는 노진혁은 나이 차이가 나는 후배 선수들에게 먼저 다가가 친분을 다졌다. 유강남 역시 포수석에서 큰 리액션을 통해 투수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이 역시 무형의 자산이라고 할 수 있다.
롯데는 과거 조직력에 있어 아쉬운 모습을 종종 드러내곤 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경력직 신입'들이 들어오면서 짜임새 있는 야구를 하기 위한 스타트를 걸었다.
부산=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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