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학교 앞 스쿨존 없애자’는 얘기까지 나올까?[지방소멸은 없다]

박대준 기자 2023. 4. 10.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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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영 사라져 없어지는 것.

학교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시내인 전곡초를 제외하고 연천지역 시골학교의 학생 10명중 9명의 학부모들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 학부모들이 나이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젊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려 하지 않아 초등학교 입학생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학교 앞에서 만난 한 초등학생은 학교 다니면서 가장 아쉬는 것을 묻는 질문에 "학교가 끝나고는 놀 친구가 없어 버스를 타고 전곡 시내까지 가서 학원 친구들과 어울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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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새 학생수 반토막…초교 13곳 중 10곳 100명 미만
지역 가꾸어갈 미래 일꾼 사라져…젊은층 외면에 ‘속수무책’

[편집자주] 영영 사라져 없어지는 것. '소멸'이라는 말의 의미가 이토록 무섭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땅에서 실제로 벌어지고 있는 일입니다. 우리 옆의 이웃이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가장 큰 숙제를 힘 모아 풀어나가야 할 때입니다. 그 현실과 고민을 함께 생각합니다.

지난 6일 경기 연천군 연천읍 연천초등학교 운동장. 점심시간임에도 불구, 운동장에서 뛰어 놀고 있는 학생은 5~6명에 불과하다. /박대준 기자

(연천=뉴스1) 박대준 기자 = “어느 순간 동네에서 아이들이 뛰어놓는 소리가 사라졌어요. 아이들이 없다 보니 학교 앞 스쿨존까지 없애자는 목소리까지 나와요”

인구소멸의 위기는 수도권에 위치한 경기 연천군도 피해갈 수 없는 위기다. 미래 지역의 중추적 일꾼이 될 아이들이 없는 마을의 실태를 가장 가까이 느낄 수 있는 곳은 바로 학교다.

지난 6일 군청과 경찰서·교육지원청이 모여 있는 연천군 연천읍의 연천초등학교에는 점심 시간임에도 불구, 운동장에는 단 6명의 학생들이 볼 놀이를 하고 있을 뿐이다.

전곡과 함께 지역의 대표 시가지에 위치해 있음에도 이 학교 학생수는 지난해 기준 193명으로 채 200명이 되지 않는다.

학교와 바로 맞닿아 있는 군청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A씨(6급)는 “내가 다니던 70년대만 해도 이 학교는 학생 수가 1000명이 넘어 등하교 시간이면 온 동네가 아이들 목소리로 시끌벅적 했다”고 회상했다.

연천읍에서 3km 가량 떨어진 상리초등학교는 오후 하교 시간임에도 학교에서 나오는 학생들이 드문드문 보일 뿐이다. 대신 장거리 통학 학생들을 태운 스쿨버스가 교문을 나섰다.

학교 앞에서 만난 한 학부모는 “시내인 전곡초를 제외하고 연천지역 시골학교의 학생 10명중 9명의 학부모들은 농업에 종사하고 있다”며 “그런데 이 학부모들이 나이가 들어가는 상황에서 새로운 젊은 사람들이 농사를 지으려 하지 않아 초등학교 입학생이 급격히 줄고 있다”고 말했다.

6일 오후 연천군 군남면 화진초등학교 운동장.

또 다른 외곽 학교인 화진초는 넓직한 잔디 운동장에 체육관까지 갖추고 있지만 이에 비해 학생들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다. 학교 앞에서 만난 한 초등학생은 학교 다니면서 가장 아쉬는 것을 묻는 질문에 “학교가 끝나고는 놀 친구가 없어 버스를 타고 전곡 시내까지 가서 학원 친구들과 어울린다”고 말했다.

연천군의 초등학교는 13곳으로 이중 100명이 채 되지 않는 학교는 무려 10곳에 이른다. 연천노곡초가 가장 적은 38명에 연천왕산초 43명, 백학초 44명, 대광초 45명, 궁평초 58명 등 한 반 인원이 10명도 되지 않는다.

중학교의 경우에도 6개 학교 중 전곡중이 지난해 569명이었을 뿐 나머지 5개교는 모두 100명 미만이다. 이중 대광중은 31명으로 가장 적은 학생수를 보였다.

특히 시간이 갈수록 학생수 감소는 더욱 심화되고 있다.

10년 전인 2012년 지역에서 가장 많은 학생수를 자랑하는 전곡초는 1221명이었지만 지난해는 822명으로 줄었다. 소규모 학교들도 학생수가 해마다 감소하는 추세를 막지 못하고 있다.

특히 대광초의 경우 2012년 학생수 105명이던 것이 지난해는 45명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이런 추세 속에 학생수 부족으로 몇 년 전 연천초고문분교와 전곡초적동분교 등 2개 분교가 교문을 닫았다.

연천군의 경우 최근 몇 년간 인구감소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이중 19세 미만 유아·청소년층의 인구감소는 특히 심각한 수준이지만 뚜렷한 대책을 세우기도 힘든 상황이다.

연천군 관계자는 “각종 귀농귀촌 정책을 내놓아도 20~30대 젊은 부부가 농촌에 정착하려 하지 않은 상황에서 외곽지역 신생아 출산률은 이미 바닥”이라며 “마을 한 곳당 아이들이 10명도 되지 않고 60대 이상 주민들만 많은 초고령 마을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djpar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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