챔프 놓쳤어도 주인공은 여전히 ‘갓연경’

남정훈 2023. 4. 1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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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09시즌 이후 14년 만에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렸던 '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의 도전은 한국도로공사의 사상 첫 '리버스 스윕' 우승의 희생양이라는 '새드 엔딩'으로 끝나고 말았다.

결국 은퇴를 고민하던 김연경이 '현역 연장' 의사를 시사하며 V리그에서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해 7개 구단과의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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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 즐비… 女배구 역대급 FA
김연경 “팬들 생각 안 할 수 없다”
현역 생활 연장 가능성 내비쳐
첫 FA… 행선지 따라 판도 요동
박정아·배유나·염혜선 등도 나와
연봉 기준 차등 보상 ‘FA 등급제’
이번 시장 팀·선수들 운명 가를 듯

2008∼2009시즌 이후 14년 만에 프로배구 V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노렸던 ‘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의 도전은 한국도로공사의 사상 첫 ‘리버스 스윕’ 우승의 희생양이라는 ‘새드 엔딩’으로 끝나고 말았다. 결국 은퇴를 고민하던 김연경이 ‘현역 연장’ 의사를 시사하며 V리그에서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획득해 7개 구단과의 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최정상급의 경쟁력을 뽐내고 있는 김연경의 행선지에 따라 FA 시장 판도가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배구연맹은 9일 여자부 FA 20명 명단을 발표했다. 7개 구단은 22일 오후 6시까지 이들과 협상 테이블을 차리고 전력 강화에 나서게 된다.
김연경
역시 최대 관심사는 김연경이다. 2005∼2006 1라운드 1순위로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은 김연경은 V리그에서 4시즌만 소화한 뒤 일본과 튀르키예, 중국 등 해외에서 오랜 기간 활약하는 바람에 이제야 ‘늦깎이’ FA 자격을 획득했다.

시즌 중 “은퇴를 고민하고 있다”며 ‘깜짝 발언’으로 배구계를 술렁이게 했던 김연경은 100%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현역 생활을 이어갈 것을 밝힌 상태다. 지난 6일 챔프전 5차전 뒤 기자회견을 통해 “팬들의 존재 그리고 그 고마움을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부모님을 비롯한 가족 등 많은 분이 더 뛰길 원하신다. 그런 것을 생각해 종합해서 결정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김연경이 선수 생활 연장을 택하고 원소속팀인 흥국생명과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 FA 시장은 그야말로 요동칠 전망이다. 실력은 두말할 것 없고 팬 동원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2022∼2023시즌 V리그 정규리그 여자부에서 나온 19차례 매진 중 17번이 흥국생명 경기일 정도였다. 홈·원정을 가리지 않고 김연경이 나오면 거의 다 매진 사례를 이룰 정도다. 7개 구단 모두 샐러리캡 여유가 있다면 김연경 영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는 셈이다.
배유나(왼쪽), 박정아
김연경 다음 최대어로는 도로공사의 챔프전 우승을 이끈 박정아(30)·배유나(34) 듀오가 꼽힌다. 아웃사이드 히터인 박정아는 김연경과 포지션이 겹치기 때문에 김연경의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대신 미들 블로커인 배유나가 박정아보다 포지션 특수를 누리며 시장에서는 더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챔프전에서 ‘배구 천재’라는 별명에 걸맞은 타고난 배구 센스와 클러치 상황마다 터져 나온 블로킹으로 배유나의 더욱 몸값은 오를 전망이다.

이번 FA시장에는 국가대표 주전 세터인 염혜선(KGC인삼공사)을 비롯해 김수지(IBK기업은행), 김연견, 황민경(이상 현대건설), 이한비(페퍼저축은행) 등 영입만 하면 팀 전력 상승으로 이어질 수준급 선수가 많다. 다만 지난 시즌 연봉 기준으로 보상 제도를 달리하는 ‘FA 등급제’가 이들의 희비를 가를 전망이다. 연봉 1억원 이상이 A그룹, 연봉 5000만∼1억원 사이가 B그룹, 연봉 5000만원 미만이 C그룹이다.

A그룹 선수를 영입하는 구단은 원소속팀에 해당 선수의 전 시즌 연봉 200%와 FA 영입 선수 포함 6명의 보호선수를 제외한 1명, 혹은 연봉 300%를 보상하면 된다. 이번 FA시장에 나온 20명 중 황연주, 정시영(이상 현대건설), 정대영(도로공사), 채선아(KGC인삼공사), 도수빈(흥국생명)을 제외한 15명이 모두 A그룹이다. A그룹 선수를 영입하려는 타 구단은 큰 출혈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있는지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B그룹과 C그룹 FA를 영입할 때는 보상 선수 없이 각각 전 시즌 연봉의 300%, 200%만 원소속구단에 보상하면 된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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