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57일 만에 ‘100골 클럽’ 입성… 亞선수 최초 ‘금자탑’ [손흥민 'EPL 100호골' 새 역사]

정필재 2023. 4. 1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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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이 맞붙은 8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손흥민은 이 골로 2022∼2023시즌 7번째 득점을 올렸고, EPL에서 통산 34번째로 100호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손흥민은 "EPL에서 100골을 넣는 건 내가 꿈꿔왔던 엄청난 일"이라며 "지난 몇 주간 힘든 순간을 겪어서 만감이 교차했다. 특히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은 쉽지 않았다. 이 골을 그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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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팅 위력적인 ‘손흥민 존’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골… 토트넘 勝
BBC “엄격 잣대로 노력한 결과”
“최근 작고한 외조부께 바치고파”
하늘 향해 두 손 뻗어 세리머니
“‘亞선수도 할 수 있다’ 믿길 바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과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이 맞붙은 8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토트넘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손흥민(31)이 0-0이던 전반 10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이반 페리시치의 패스를 받았다. 골대를 힐끗 쳐다본 손흥민은 아크 중앙쪽으로 방향을 틀어 돌파를 시도하는 척하더니 공간이 나자 그대로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때렸다. 
토트넘 손흥민이 8일(한국시간) 잉글랜드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과 경기에서 전반 10분 페널티 아크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차기 슛을 시도 하고 있다. 이 슛이 골망을 흔들며 손흥민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100번째 득점을 올렸다. 런던=AFP연합뉴스
바로 ‘손흥민이 가장 위력적인 슈팅을 때릴 수 있는 곳’이라고 해서 ‘손흥민 존’이라고 불리는 지역에서였다. 손흥민 발을 떠난 공은 골대 밖으로 나가는 듯한 궤적을 그리다가 안으로 급격하게 휘어들어 오기 시작했다. 브라이턴 골키퍼 제이슨 스틸이 몸을 날리며 팔을 뻗어봤지만 소용없었다. 손흥민의 슛은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 요란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EPL 통산 100번째 득점이 나온 순간이었다.
손흥민이 가장 손흥민다운 득점으로 대기록을 작성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었고, 토트넘은 해리 케인의 결승 득점에 힘입어 브라이턴에 2-1로 승리했다. 손흥민은 이 골로 2022∼2023시즌 7번째 득점을 올렸고, EPL에서 통산 34번째로 100호골을 넣은 선수가 됐다. 2015년 독일 레버쿠젠을 떠나 2015∼2016시즌 EPL에 데뷔한 손흥민은 8시즌 만에 100번째 득점을 뽑아내게 됐다. 경기 수로는 260경기 만이다. 2015년 9월20일 크리스털 팰리스와 이적 후 두 번째 경기에서 EPL 데뷔 골을 터트리고 100골까지는 2757일이 걸렸다.
EPL은 공식 홈페이지에 ‘100골 클럽에 가입한 걸 환영한다’며 최다득점자인 앨런 시어러(260골)와 함께 34명의 얼굴이 들어간 그래픽을 내걸었다. BBC는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노력한 결과 엄청난 업적이자 역사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특히 BBC는 “손흥민이 EPL 첫 시즌에 불과 13경기만 선발 출전했지만 이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며 “손흥민은 토트넘이 가장 중요한 순간에 의지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손흥민 역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손흥민은 “EPL에서 100골을 넣는 건 내가 꿈꿔왔던 엄청난 일”이라며 “지난 몇 주간 힘든 순간을 겪어서 만감이 교차했다. 특히 외할아버지가 돌아가신 일은 쉽지 않았다. 이 골을 그에게 바치고 싶다”고 말했다. 손흥민 외할아버지는 지난 1일 세상을 떠났다. 손흥민이 지난달 28일 우루과이와 A매치 평가전을 마치고 30일 출국한 뒤다. 손흥민은 이날 득점에 성공한 뒤 자신의 시그니처인 ‘찰칵’ 세리머니 대신 두 손을 하늘로 뻗어 외할아버지를 추모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선수로 EPL에서 100골을 넣은 건 손흥민이 유일하다. EPL 아시아 선수 통산 득점 2위는 8시즌 활약하며 19골을 넣은 박지성(42) 전북 현대 테크니컬 디렉터로 손흥민과의 차이는 무려 81골이다. 유럽 5대 리그로 눈을 넓혀봐도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308경기 98골을 넣은 것을 제외하면 손흥민과 견줄 만한 기록을 가진 아시아 선수는 없다.

손흥민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100호골 축하 이미지가 EPL 공식 트위터에 게시됐다. EPL 트위터 캡처
손흥민은 “모든 아시아 선수들, 특히 우리나라 선수들이 이 성과를 보고 ‘우리도 할 수 있다’고 믿길 바란다”며 “아시아에 좋은 일이고, 나는 어린 선수들을 돕는 본보기가 돼야 하는 큰 책임을 갖고 있다. 아시아 선수도 EPL에서 놀라운 일을 해낼 수 있다고 믿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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