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테슬라, 48V 전장 도입 예고…"전기차 후속 업체 부담 ↑"

자동차硏 '테슬라 48V 아키텍처 도입 의미' 보고서

테슬라의 E/E 아키텍처 개선 및 배선 단순화 사례(한자연 제공라

(서울=뉴스1) 이형진 기자 = 테슬라가 48V의 전기·전자(E/E) 아키텍처 도입을 예고했다. 전력 효율 및 차량 경량화를 위한 목적인데, 48V 전환이 성공하면 기존 12V 아키텍처를 사용하는 업체들은 추격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10일 한국자동차연구원은 '테슬라의 48V 아키텍처 도입의 의미'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현재 자동차 시장의 전장 부품 표준 전압은 12V다. 전기차·하이브리드 차종은 구동계 일부에 고전압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저전압 전장 부품은 12V 또는 그보다 낮은 전압에서 작동한다.

테슬라는 지난 3월1일 인베스터데이에서 48V E/E 아키텍처 도입을 예고했다. 차기 모델인 사이버트럭부터 이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에 따르면 각종 전자장비가 탑재된 최신 자동차는 250A(암페어)의 전류를 감당하기 위해 차내 배선이 복잡해지고, 이에 따라 전선 중량도 증가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테슬라는 사이버트럭과 이후 출시되는 차량,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48V 아키텍처를 적용한다고 밝혔다.

48V 아키텍처는 12V와 비교해 필요 전류가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 각종 전력 손실이 감소된다. 이를 통해 배선을 단순화하고 전선 중량을 줄일 수 있어 차량경량화·비용 절감 등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다. 현재 전선 중량은 30~60㎏ 수준이 탑재되는데 관련 비용을 줄일 수 있고, 많은 전력을 요구하는 연산·음향 시스템 탑재도 용이해진다.

대신 대다수 자동차가 12V를 사용하고 있어 48V 부품은 신규 개발이 필요해 개발 비용이 추가될 수 있다. 48V 부품의 수요처가 테슬라로 한정돼 제조원가를 낮추는 것도 어렵다.

앞서 테슬라는 중앙 집중화된 E/E 아키텍처 도입, 리어 플로어 패널의 통합 다이캐스팅(기가프레스) 내·외부 패널 구분 없는 차체 구조 등으로 비용·성능의 최적화를 추구해왔다. 48V 아키텍처 도입 역시 혁신 추구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보고서는 "테슬라의 이번 결정은 부품 생태계에 대한 장악력이 강화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례"라고 봤다. 사이버트럭 양산을 앞두고 48V 아키텍처 적용을 꺼낸 것은 관련 부품 기업과 협의를 완료했다는 평가다.

보고서는 "48V 전환의 실질적인 이점이 증명되면 완성차 기업들은 추격 부담을 짊어질 수 있다"며 "기존 완성차 업체는 장기 협력으로 생긴 관계적·조직적 관성으로 48V 전환 필요성을 인정해도 전환에 오랜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hj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