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반도체 공급 줄며 가격 상승…업황 반등 빨라질 것"
2000년대 치킨게임서도 無감산…'초격차' 완성 판단
글로벌 1위도 '버티기' 힘들어…불황 장기화 우려도
재고소진·수요회복 맞물리는 올 하반기 이후 '업턴' 주목
삼성전자가 지난 7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감산을 언급한 가운데 이를 바라보는 업계 해석이 엇갈린다. 글로벌 메모리 업계 1위인 삼성전자의 감산으로 전체 메모리반도체 공급량이 줄면서 업황 반등 시기가 당겨질 것이라 보는 전망이 우선 나온다. 반면 그 동안 "감산은 없다"고 버텨왔던 삼성전자가 25년만에 전략을 수정할 만큼 현장에서 느끼는 반도체 불황 정도가 더 심화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된다. 업계는 공급량 조절에 더해 수요 회복이 뒷받침될 때 진정한 업황 반등이 이뤄질 것이라 내다본다.
'무(無)감산'을 고수하던 삼성전자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감산을 공식화하면서, 반도체 불황이 예상보다도 더 깊고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불황의 골이 깊어 경쟁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체력을 가진 삼성전자조차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삼성전자로서도 (업황) 어려움이 감내할 수준을 넘었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반도체 가격을 올리려면 현재로선 감산 밖에 없다"고 말했다. 재고 부담도 여전하다.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의 재고자산은 2021년 말 16조4551억원에서 지난해 말 29조576억원으로 76.6%(12조6025억원) 급증했다.
삼성전자가 경쟁사들과 격차를 충분히 벌렸다고 판단해 뒤늦게 감산을 결정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그동안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경쟁사들을 따돌리기 위해 감산에 들어가지 않고 버티기 중이라는 견해가 우세했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도 지난 2월 임직원 대상 경영 현황 설명회에서 "좁혀지는 경쟁력을 회복하기 어렵다"며 "지금이 어쩌면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 벌어졌던 메모리 반도체 치킨게임에서도 감산을 하지 않고 가격 경쟁을 벌였는데, 이 덕분에 2017년 이후 반도체 슈퍼사이클 때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김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힘들때도 생산을 유지하면 반등 시기에 다른 업체들보다 빨리 회복할 수 있다는 전략을 써왔다"고 설명했다.
한지연 기자 vivid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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