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산책] 우리 기업의 국내 투자 유치가 중요한 이유

관리자 2023. 4. 10. 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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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집권 당시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서 더욱 격화돼 양국간 전면적인 기술·군사적 패권경쟁 형태로 확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국내에서는 중국을 이탈하는 외국계 기업을 유치해 우리나라를 아시아의 투자 허브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기업이 해외 투자를 선택한 가장 주요한 요인은 국내의 높은 인건비와 전투적인 노조 등에 의한 높은 노무 관리 비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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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중국’ 속도내는 외국기업
이참에 국내로 적극 유치해
한국을 ‘아시아 투자허브’로
우리 기업도 ‘유턴’ 하도록
노동시장 유연성 개선해야
급선무는 사회안전망 구축

2017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집권 당시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은 조 바이든 행정부에 들어서 더욱 격화돼 양국간 전면적인 기술·군사적 패권경쟁 형태로 확산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 시절부터 중국에서 수입한 상품에 평균 20%를 웃도는 징벌적 관세가 부과되던 것에 더해서 최근 바이든 행정부는 중국 기업에 대한 장비·기술 등 첨단 반도체 수출 자체를 금지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미·중 무역전쟁을 시작하기 전부터 중국의 인건비는 가파르게 상승해 베트남 등 동남아시아 지역 인건비의 3∼4배에 이르렀다. 이에 저임금을 노리고 중국에 투자·진출했던 다수 외국 기업이 중국을 떠나 동남아로 생산기지를 이전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었다. 또한 미·중 기술 패권 갈등까지 심화하며 서방 기업들의 대중국 투자 기피 현상은 점차 커졌다.

그 결과 영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전문기관인 ‘에프디아이 마켓(fDi Markets)’에 따르면 공장 신설, 신규·증액 투자 등 외국인의 중국 내 공장설립형(Green Field FDI) 투자금액은 2018년 1195억달러에 달했지만 2021년에는 289억달러, 지난해에는 100억달러로 곤두박질쳤다.

신규 외국인 투자 유입의 감소 추이와 함께 중국에 진출했던 외국 기업들의 생산 기지가 매우 빠른 속도로 베트남·인도 등 동남아로 이전하는 추세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국내에서는 중국을 이탈하는 외국계 기업을 유치해 우리나라를 아시아의 투자 허브로 육성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또 외국인 투자 유치를 원활하게 진행하려면 외국 기업에 법인세율 인하 등 다양한 투자 유인을 제공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해외 투자 유치를 통해 우리 산업·경제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은 결국 우리나라의 산업 정책과도 일맥상통한다. 이에 따라 맹목적인 외국인 투자 유치 건수나 금액 규모에 집착할 것이 아니라 외국인 투자 유치가 우리 산업·경제의 실질적인 고부가가치화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 것인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외국인 투자 유치와 함께 더 집중해야 할 사항은 우리나라를 떠나는 국내 기업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유인을 키우는 정책 개발이다. 우리 기업의 해외 투자 규모는 외국 기업의 국내 투자 규모를 압도적으로 능가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 기업이 해외 투자를 선택한 가장 주요한 요인은 국내의 높은 인건비와 전투적인 노조 등에 의한 높은 노무 관리 비용이었다. 물론 해외 투자는 해외시장 접근 기회를 확보하고자 불가피한 측면도 있었다.

부가가치가 높은 우리 기업들이 국내의 높은 노무 비용을 회피하려고 해외 투자를 선택하도록 내버려두는 것은 정부의 책무 유기에 가깝다. 절대적으로 저임금이 중요한 저부가가치 업종의 해외 투자는 피할 수 없겠지만, 부가가치가 높은 업종은 정부가 우리 기업이 국내에 투자할 유인을 가지도록 적극적인 정책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가장 시급한 부문은 튼튼한 사회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설령 기업 경영 여건의 악화로 노동자가 해고되더라도 재취업이 될 때까지 직업 재교육과 최저 생계비를 보장해주는 사회안전망이 작동하면 우리나라 노동시장 유연성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다. 이처럼 우리 사회 시스템을 바로 세우는 정책적 노력이 높은 노무 비용을 피해 해외로 빠져나가는 우리 기업들로 하여금 다시 국내 투자를 선택하게 만드는 비결이다.

김영한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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