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D집다] 탄소농업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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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조용하던 동네가 시끌시끌한 걸 보니 봄이란 걸 알겠다.
얼마 전 탄소중립 농업정책의 일환으로 저탄소 농산물 인증제, 온실가스 감축사업 참여농가 모집이 발표됐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친환경이나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농민들 중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준다고 한다.
또 탄소농업이라는 이름 아래 실현 불가능한 목표나 비용이 많이 드는 신기술 도입으로 농민에게 부담이 가중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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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내 조용하던 동네가 시끌시끌한 걸 보니 봄이란 걸 알겠다. 한데 이번엔 다른 일로 시끌벅적하다. 아직 작년의 수해복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봄가뭄으로 난리였던 탓이다.
이런 극심한 기후 위기에 대한 해결책으로 탄소중립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게 된다. 탄소중립은 인간 활동으로 인해 배출되는 탄소를 흡수해 배출량과 흡수량을 합해 제로(0)가 되는 상태라고 한다. 지구환경에 온실가스가 더 늘어나면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지금까지 겪었던 이상기후들은 더 자주, 더 크게 나타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온실가스 배출은 최대한 줄이고 필연적으로 배출한 것을 흡수해, 공기 중에 있는 걸 줄이지는 못해도 늘어나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세계 많은 나라들이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여러 정책들을 만들고 있다.
당장 탄소를 배출하는 수많은 산업을 막거나 멈출 수는 없으니 화석연료 대신 재생에너지를 쓴다거나 탄소중립을 위한 신기술을 개발한다거나 폐기물의 재활용을 효율화하는 등의 노력을 계획하는 것이 그 일환이다. 공기 중 탄소를 흡수할 수 있는 흡수원인 산림과 갯벌의 복원, 도시 숲 조성뿐 아니라 탄소를 포집하는 신기술을 개발하기도 한다. 한편으론 이런 기술이 과대평가됐다는 비판론도 제기되고 있다.
이 흐름에서 농업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농사는 식물을 키우는 일이고 식물은 공기 중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업에서도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무엇 때문에 온실가스가 배출되며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농업이 이상기후의 큰 피해자가 되고 있는 현재, 농업이 기후 위기의 큰 가해자로 이야기되고 있는 지금이 바로 농업이 변화함으로써 기후 위기를 해결하는 주체가 되는 때면 좋겠다는 희망을 가져본다.
우리는 식물이 빛 에너지를 이용해 이산화탄소와 물을 가지고 산소와 포도당을 만든다고 배웠다. 인간이 만든 첨단 기술이 아니어도 식물을 그 생명 원리 본연의 모습으로 살게 만들어주면 공기 중 탄소가 땅속에 저장된다. 적절한 토양 관리나 피복작물의 재배, 퇴비 사용 등에 따라 토양 속 유기물이 증가해 많은 양의 탄소가 땅에 저장되는 것이다.
얼마 전 탄소중립 농업정책의 일환으로 저탄소 농산물 인증제, 온실가스 감축사업 참여농가 모집이 발표됐다. 찬찬히 들여다보면 친환경이나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농민들 중 저탄소 농업기술을 적용하는 농가를 대상으로 인센티브를 준다고 한다.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주는 것은 접근성을 높이는 좋은 정책이다. 농민들이 감축한 탄소는 탄소 배출을 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에게 탄소배출권으로 판매되고 농민은 자신의 농사방법으로 부수입을 올릴 수 있다고 한다. 이로써 모두가 상생하는 시나리오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
농업분야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는 전체 산업의 3% 정도라고 한다. 농민이 줄인 온실가스가 다른 산업의 면죄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 또 탄소농업이라는 이름 아래 실현 불가능한 목표나 비용이 많이 드는 신기술 도입으로 농민에게 부담이 가중되지 않기를 바란다.
안정화 종합재미농장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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