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짠줄 알았어?… AI가 돈 벌 궁리를 시작했다

임경업 기자 2023. 4. 10. 0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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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색에 광고, 구독료… 오픈AI·구글·MS, 발빠른 유료화

구글 출신 개발자 데발가 다스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검색 엔진 ‘빙’에 최신 혼다 차량의 가격을 검색하다 독특한 응답을 발견했다. 지난 2월 출시된 빙은 챗GPT처럼 인간의 질문에 기계가 대답하는 챗봇 형태 검색 AI다. 다스는 빙에게 ‘제일 저렴한 차량을 알려줘’라고 입력했다. 빙은 “트루카(미국의 차량 판매 사이트)에 따르면 2023년 혼다 차량 중 가장 저렴한 시빅 스포츠 모델은 2만4650달러입니다”라고 답했고, 문장 끝에 작은 글씨로 ‘AD(광고)’라는 주석이 달렸다. 문장을 클릭하면 해당 차량을 판매하는 페이지로 넘어간다. 다스가 이 내용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개하자 테크 업계에는 큰 파장이 일었다.

지난 2월 챗GPT의 개발사 오픈AI가 챗GPT 무제한 사용 구독 요금제(월 20달러)를 시행한 데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도 최근 챗GPT를 활용한 인공지능(AI) 검색엔진 ‘빙’에 검색 광고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무료로 쓸 수 있었던 AI 서비스의 유료화·수익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네이버와 카카오도 유료 AI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AI 서비스를 위해서는 초고성능 컴퓨터와 데이터센터,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다. IT 업계 관계자는 “과거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빅테크들이 무료 서비스로 사용자를 끌어모은 뒤 비즈니스 모델을 만든 것과는 다른 양상”이라며 “AI 서비스에 필요한 천문학적 비용을 충당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돈 먹는 하마, AI 서비스

지난해 12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는 트위터에서 오픈AI의 최고경영자(CEO) 샘 올트먼을 지목해 “(챗GPT) 채팅 1회당 비용은?”이라고 물었다. 올트먼은 “1회당 몇 센트 정도다. 비용 최적화를 고민 중”이라고 답했지만, 다른 인터뷰에선 “눈물나게 비싸다”며 ‘AI가 돈 먹는 하마’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전문가들은 오픈AI가 챗GPT를 구동하기 위해 초기엔 하루 10만달러 수준의 비용이 들었고 이용자가 불어난 현재 하루 약 100만달러(약 13억원)를 쓰는 것으로 추정한다. MS·구글도 AI 도입에 앞으로 2년간 5조원 이상 돈을 쏟아부어야 하는 상황이다.

AI를 학습시키고, 구동하는 고성능 GPU(그래픽처리장치)는 AI 수요가 폭발하면서 가격이 1개당 1000만원이 넘는 수준까지 올랐고, 그나마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또 챗GPT가 한 차례 학습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국민 전체가 1분간 사용하는 전력량인 1.3GWh(기가와트시)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I 서비스는 아직 초기에 불과하기 때문에 앞으로 투자 금액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네이버·카카오도 유료화 추진

AI 유료화에 가장 앞선 기업은 오픈AI다. 오픈AI는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기업용 요금제를 실시했다. 최신형 챗GPT와 사용자가 대화를 주고받을 때 750여 단어당 0.03달러~0.12달러를 부과한다. 챗GPT를 기반으로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만든 기업들이 주요 고객이다. 국내 스타트업 업스테이지는 챗GPT를 카카오톡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서비스 ‘아숙업’을 개발했는데, 사용자 50만명이 넘어가면서 비용 부담 때문에 하루 질문을 10건으로 제한(GPT-4 기준)하고 있다.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는 지난 1월 얼굴 사진을 기반으로 3차원(3D) 아바타를 만들어 주는 서비스를 월 4500~9900원에 출시했다. 네이버는 AI를 이용해 음성 녹음 파일을 텍스트로 분석해주는 ‘클로바노트’ 서비스의 유료화를 검토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달 중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AI 화가 ‘비 디스커버’ 유료 버전을 전문가용으로 별도 출시할 계획이다.

직접적인 유료화가 아니더라도, 유료 상품 이용자에게 AI 사용 혜택을 주는 방식도 있다. 구글은 지메일·구글 닥스 등 구글의 사무용 프로그램을 유료로 사용하면, 이메일 초안을 작성해주거나 발표 문서를 대신 만들어주는 AI를 제공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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