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오늘의 한전病 방치하면 더 큰 병 된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2023. 4. 10. 0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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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기요금 문제는 한국전력공사를 넘어 모든 소비자의 문제이다.

지금의 전기요금 및 한전 문제가 소비자들에게 언젠가는 더 크게 전가되어 올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 해결엔 여러 대안과 방법이 있는데 이 중 전기요금 현실화는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이다.

우선 심각한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서 한전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한전 자체의 노력이나 효율적 경영을 지켜보고 감시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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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최근 전기요금 문제는 한국전력공사를 넘어 모든 소비자의 문제이다. 원가 이하 전기 판매, 만성 적자, 채권 시장 교란으로 이어지고 있어 근본적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연료가격 폭등까지 이어져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이 상황에서 우선 몇달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는 게 우리 소비자에게 과연 긍정적인 것인가?

지금의 전기요금 및 한전 문제가 소비자들에게 언젠가는 더 크게 전가되어 올 것으로 보인다. 전기는 비싼 원료로 생산된 2차 생산물로서 고가의 재화이다. △지속가능한 소비 △환경 친화적 소비 △사회 효율성을 감안할 때 이번에 전기 소비사용 패턴 자체를 바꾸게 하는 신호가 소비자들에게 강하게 전달돼야 한다.

이 문제 해결엔 여러 대안과 방법이 있는데 이 중 전기요금 현실화는 장기적으로 소비자들에게도 긍정적이다. 누적되는 적자 및 손실은 결국 부메랑이 돼 소비자들에게 더 심각한 짐으로 전가될 것이기 때문이다.

전력수요와 발전량이 증가하면 이를 수송할 전력망 건설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현 상태에서 한전이 전력망 건설에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는 것은 쉽지않을 것이다. 투자한 만큼 회수를 못하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동해안 지역의 발전소들이 계획에 따라 지어지고 있지만 이를 수송한 전력망이 건설되지 못해 발전소들이 놀고 있다. 한쪽에서는 전기를 생산했으나 보내지 못하고, 한쪽에서는 전기가 부족해 못 쓰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국가도 사회도 작금의 한전 문제에 책임을 져야 한다. 정부는 지난해 7월 반도체 초강대국 달성전략을 수립했고 올해 3월에는 국가 첨단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햇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국가 첨단산업에 온 힘을 집중하여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첨단산업 육성에 가장 필요한 것이 바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다. 반도체 등 첨단산업은 전기품질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이 성장할 수 있는 근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의 전기품질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생명이 위독한 한전이 첨단산업을 위한 전력망 투자까지 제때 하기란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전이 발 벗고 나서서 전력인프라를 구축하지 않으면, 첨단산업의 미래도 암울해지고 국가 미래 경쟁력도 약화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무엇일까. 우선 심각한 전기요금을 현실화해서 한전 문제를 해결하고 나서 한전 자체의 노력이나 효율적 경영을 지켜보고 감시해야 하는 것이다. 지금까지의 요금부과 방식에서 벗어나 연료가격을 반영하는 전기요금 부과 방식을 검토하고 원가 기반의 전기요금 체계, 한전의 효율적 경영을 유도하는 것이다.

지금 당장 비싼 전기를 싸게 쓰는 것이 행복한 것이 아니고 개인과 사회가 에너지소비 효율화 행동에 적극 나서야 한다. 더 이상 곪지 않도록 다가올 암울한 미래를 막아야 한다. 정부, 정치권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공감해야 하고 에너지 안보에 가장 중요한 전력산업에 대한 개선을 시작해 나가야 할 때이다.

허경옥 성신여대 소비자생활문화산업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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