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스쿨존’ 참변

대낮 만취운전 60代 인도 돌진
초등생 덮쳐 1명 사망·3명 부상

대낮에 만취한 60대가 몰던 승용차가 스쿨존(어린이보호구역) 인도를 덮쳐 지나던 초등학생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9일 대전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전날(8일) 오후 2시 21분쯤 대전시 서구 둔산동 한 교차로에서 A(66)씨가 운전하던 SM5 차량이 좌회전을 하다 오른쪽 도로변 경계석을 들이받은 뒤 중앙선을 넘어 반대편 인도로 돌진했다. 이 사고로 지나던 9~12세 어린이 4명이 차에 치여 병원으로 옮겨졌다. 사고 직후 의식을 잃은 B(9)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날 새벽 1시쯤 끝내 숨졌다. 나머지 어린이 3명은 경상이었다고 한다.

A씨는 사고 당시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기준인 0.08% 이상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사고가 난 지역은 학교 담장을 끼고 있는 스쿨존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가 교차로를 지날 때 신호를 위반하거나 과속하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는데, 경계석과 부딪히면서 놀라서 핸들을 반대편으로 확 꺾은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 소식이 전해지자 사고 현장에는 B양을 추모하는 국화꽃과 음료수, 장난감, 편지 등이 여러개 놓였다. B양 어머니(50)는 “횡단보도 건널 때 꼭 초록불인지 확인하고, 손들고 주위를 잘 살피고 건너라고 수도 없이 가르쳤는데… 차가 인도로 돌진해 이런 사고가 날지 어떻게 알았겠느냐”며 “제발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했다.

경찰은 이날 A씨에 대해 도로교통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위험 운전 치사(일명 민식이법)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2020년 3월부터 시행된 민식이법이 적용되면 A씨에게 적용될 수 있는 법정형은 3년 이상, 최대 무기징역까지 내려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