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번엔 ‘친일 횟집’ 소동, 갈 데까지 간 가짜뉴스 테러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주 부산에서 2030 엑스포 유치 회의를 연 뒤 참석자들과 비공개 만찬을 한 해운대 횟집이 협박 전화와 불매운동에 시달리고 있다. 친야 성향의 유튜브 채널이 ‘일광’이란 횟집 이름에 대해 ‘일광은 영어로 선라이즈, 욱일기의 상징’이라며 ‘친일’ 의혹을 제기한 게 발단이 됐다. 횟집 측은 “사장 고향인 부산시 일광읍에서 따온 이름”이라고 설명했지만, 비난 전화가 폭주하고 온라인 ‘별점 테러’도 이어지고 있다.
세상에 어떤 식당 주인이 친일 간판을 내걸고 영업하겠나. 윤 대통령이 친일이라 그 식당에 갔다면 그 자리에 함께 한 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도 친일인가. 윤 정부가 하는 일을 친일로 연결하려다 보니 상식 이하 주장이 나온 것이다. 친일 의혹을 제기한 유튜브 채널은 김의겸 민주당 의원과 협업해 윤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장관의 ‘청담동 술자리’ 가짜 뉴스를 생산해낸 매체다. 허위로 판명 났지만 이 매체는 ‘슈퍼챗’ 돈벌이를 톡톡히 했고 김 의원은 후원금을 가득 채웠다.
지난달 한일 정상회담 후에도 친일 몰이 가짜 뉴스가 이어졌다. 탁현민씨는 윤 대통령이 일본 의장대 사열 중 국기에 인사하는 사진을 올리고 “일장기에 경례를 하는… 어처구니없음”이라고 했지만, 당시 일장기 뒤편에 태극기가 나란히 있었다. 전형적인 가짜 뉴스였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이를 퍼 날라 유포시켰다. 정부가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은 결코 없다고 거듭 밝혔는데도 민주당 의원들은 후쿠시마 방문 ‘쇼’까지 벌였다.
가짜 뉴스가 국민을 분열시키고 사회를 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광우병, 천안함, 세월호, 사드 전자파 괴담 등은 모두 특정 정치 세력이 정략적으로 생산, 유포했다. 지지자들을 결집시키고 그 덕을 보겠다는 것이다. 대통령 직속 국민통합위원회는 “극단적 팬덤과 가짜 뉴스가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며 개인 유튜버도 언론 중재 대상에 추가하자고 제안했다. 이참에 가짜 뉴스 생산자에 대한 처벌과 포털, 소셜미디어 등 유포 채널의 책임도 강화해야 한다. 가짜 뉴스에 기댄 정치는 결국 국민에게 외면받을 것이란 점을 깨달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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