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수산칼럼] 부산세계박람회와 해양수산
2030세계박람회 유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최근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방문하면서 국민적 관심과 열기가 더욱 고조됐다. 부산이 2030세계박람회를 유치하면 우리나라는 올림픽·월드컵과 함께 세계 3대 메가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세계 7번째 국가가 된다. 뛰어난 기술과 문화를 소개함으로써 우리나라의 위상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개최지 부산은 현재 침체한 지역경제의 발전을 도모하고, 도시 홍보를 통해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중요한 기회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이 유치하려는 2030세계박람회는 특정 분야가 아닌 경제 과학기술 문화 등 광범위한 주제로 전 세계 국가들이 참여해 6개월간 펼쳐진다. 과거 박람회를 통해 다양한 기술과 문화가 소개돼 새로운 문명의 발전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세계박람회의 의의와 중요성은 더 말할 필요도 없다. 세계박람회의 주제는 우리 시대의 전 지구적 도전으로, 현재 인류가 직면한 이 시급한 도전에 대한 해결책을 강구하는 것이 목표다.
과거 세계박람회에서는 문명의 변화를 초래한 새로운 발명품, 산업발전을 도모한 혁신적인 기술 등이 소개됐다. 현재 세계박람회는 과거 신기술이나 국력을 선보이던 흐름에서 인류 공통의 과제 해결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 전환되고 있다.
따라서 2030부산세계박람회의 성공적인 유치와 개최를 위해서는 미래 기술들을 선보이는 것 외에도 인류 공통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참신하고 다양한 주제를 제시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이를 고려해 메타버스 인공지능(AI) 홀로그램 6G와 같은 미래 기술을 제시하고, 인류 공통의 문제인 탄소중립을 위해 청정에너지 사용과 친환경 차량 운행 등을 계획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부산만이 가진 강점과 역사적 스토리를 최대한 소개하는 게 좋다. 부산은 명실상부한 우리나라 제1의 해양수도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바다를 가지고 있고, 연근해어업 중심지이자 원양어업의 최대 근거지다. 부산공동어시장을 위시해 우리나라 수산물 유통의 최대 중심지이고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의 자갈치시장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최대의 수산물 시장이기도 하다. 부산의 해운항만 역시 동북아 해상물류의 중심지로서 우리나라 무역의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 전국 매출 100대 기업이 하나도 없는 부산지역 경제를 실질적으로 이끌어 온 것이 바다, 즉 해양수산이다.
화려한 신기술 소개도 중요하지만 개최 후보지 부산이 가진 바다와 공존하는 인류의 삶, 식량위기에 대응한 바다 이용, 미래 바다산업의 신기술 등에 대한 주제는 현재 경합 중인 다른 국가와 차별화되는 중요한 점이다. 한국의 산모는 왜 미역국을 먹는지 등 다양한 수산물 섭취의 역사, 독특한 수산물 조리법, 도시와 어촌의 조화로운 공존, 원양어업 및 항만무역의 발전 역사, 그리고 미래 해양수산 발전상 등은 세계인의 관심을 끄는데 충분한 스토리가 될 수 있다. 식량위기 및 지역소멸 등의 인류가 당면한 문제 해결에도 큰 시사점을 제시해 줄 것이다.
현재 2030세계박람회 유치·개최를 위해 신공항 건설, 도로망 확장과 수소 전동차 활용 등 다양한 계획이 준비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부산이 가진 강점인 해양수산 분야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찾아보기 어렵다. 부산공동어시장을 포함해 현재 부산의 해양수산 시설들은 상당히 낙후돼 있다. 특히 항만, 어항 주변지역은 외국 방문객에게 자신 있게 자랑할 만큼 정비되지 못한 실정이다.
2030년은 유엔(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가 완료되는 중요한 시점으로 식량위기, 기후변화, 도시와 어촌의 지속가능한 발전 등 부산의 해양수산이 세계박람회의 중요한 주제 중의 하나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외국 방문객도 ‘Busan is Ready’와 ‘Busan is Good’을 더 높이 인정해 줄 것이다.
반드시 2030세계박람회를 부산에서 개최해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가 전 세계에 더 크게 울려 퍼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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