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윤의 우리음악 이야기] 엑스포와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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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부산을 방문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은 5일간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위한 현장 탐방을 진행했다.
드뷔시가 파리세계박람회에서 영감을 받은 가믈란음악의 비규칙적인 리듬과 특이한 음색은 자신의 음악어법을 확립해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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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부산을 방문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은 5일간 2030부산세계박람회를 위한 현장 탐방을 진행했다. 첫날 부산역에 도착한 실사단은 환영하는 열광적인 부산시민의 환대에 “팝스타가 된 것 같은 감동을 받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1878년 파리만국박람회에 에디슨이 발명한 축음기가 선보인다. 이 축음기는 실린더 형태의 원통형 음반으로 기술적 발전과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면서 음악이 재생산되고 산업화하기 시작했다. 1896년에 미국의 인류학자 앨리스 플레처가 녹음한 구한말 조선의 미국 유학생 세 명의 조선 노래를 담은 에디슨 원통형 음반이 현재 미국 의회도서관 수장고에 보관돼 있다. 이후 경쟁적으로 1887년 에밀 베를리너가 원반형 레코드를 매개로 한 유성기를 발명한다. 이 유성기와 음반이 우리나라에 대중적으로 소개된 것은 일제강점기인 1910년대부터였다. 당시 일본은 자국에서 제작한 음반을 수출해 조선에서 판매하기 시작했고, 이후 미국의 레코드 회사인 빅터사와 콜롬비아사가 국내에 진출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조선음악을 상업용 음반으로 제작, 발매하기 시작하며 유성기 음반 산업은 물론 조선에 새로운 대중문화가 싹을 틔우게 되었다. 이로써 조선은 세계 보편적인 음악사의 흐름에 함께하게 되었다.
이후 대한민국의 음반시장은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해 지금의 K팝이라는 세계적으로 대중화되고 보편화된 모습으로 세계 대중음악 음반시장의 유행을 선도하고 있다.
드뷔시는 1889년 파리만국박람회에서 우연히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전통음악인 가믈란음악을 듣게 된다. 당시 드뷔시는 바그너로 대표되는 후기낭만주의의 고전적 음악 방식과 규범에서 벗어나 새로운 예술 방향을 모색하던 시기였다. 드뷔시가 파리세계박람회에서 영감을 받은 가믈란음악의 비규칙적인 리듬과 특이한 음색은 자신의 음악어법을 확립해가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중세 교회선법, 인도네시아 자바섬의 가믈란음악 등을 연구해 이국적인 요소가 두드러지는 피아노곡인 ‘판화’(Estampes, 1903)를 작곡했다. 기존 화성법에 기초한 화성 사용이 아닌 소리가 전달하는 감정과 색채적인 효과에 집중한 드뷔시 라벨 주도의 인상주의가 확립됐고, 이후 20세기 후반 미니멀리즘과 현재 재즈음악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
1937년 파리세계박람회에 전시된 피카소의 ‘게르니카’(1937)는 1937년 스페인 내전으로 공격받은 바스크 지역의 마을인 게르니카를 스페인 정부의 요청으로 그린 작품이었다. 전쟁의 비참함과 인간의 고통을 극명하게 표현한 이 작품은 1937 파리세계박람회를 통해 전통적인 회화의 구도가 아닌 자신만의 날카로운 선과 강렬한 색채를 연결시키는 혁신적인 새로운 기법을 선보이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 이후 피카소의 작품은 회화 조각 판화 등 다양한 분야의 전 세계 많은 작가에게 영향을 주었고, 이후 새로운 미술사조인 추상미술과 초현실주의 등 현대미술에 큰 영향을 끼쳤다.
세계박람회는 과학과 기술력을 선보이는 장일 뿐만 아니라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수많은 영향을 끼치며 예술사조의 혁신과 발전을 이끌어 왔다. 이번 실사단 방문을 통해 확인한 부산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유치 열망이 작은 변화를 일으키고 이 변화가 연쇄적으로 확산돼 부산세계박람회유치라는 나비효과로 이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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