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꼽아 기다린 100호 골 ‘손흥민답게’ 감았다

亞선수 최초 EPL 100골

- 브라이턴전 전매특허 감아차기
- 외신 “노력으로 역사 만들어내”
- 미토마와 ‘한일전’서도 판정승

한국 축구의 간판 손흥민(토트넘)이 아시아 선수로는 처음으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100호 골 고지를 밟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의 손흥민(가운데)이 8일 브라이턴과의 경기에서 EPL 통산 100호 골을 터뜨리고 있다. AFP 연합뉴스

손흥민은 8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과의 2022-2023 EPL 30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 전반 10분 선제골을 터뜨렸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선제골 이후 전반 동점 골을 내줬으나 후반 34분 손흥민의 ‘절친’ 해리 케인의 결승 골에 힘입어 2-1로 승리, 리그 4경기 무패(2승 2무)를 이어갔다.

노팅엄 포리스트와의 27라운드에서 EPL 99호 골을 넣은 이후 2경기에서 침묵을 지킨 손흥민은 이날 주 포지션인 왼쪽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다. 손흥민은 전반 10분 이반 페리시치가 왼쪽 측면에서 건넨 패스를 받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전매특허’인 오른발 감아차기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번 시즌 리그 7호 골이자, 공식전 전체 11호 골이다. 특히 손흥민은 이 득점으로 EPL 통산 100골이라는 금자탑을 세웠다. EPL 통산 100골은 손흥민에 앞서 33명만 달성한 대기록으로, 아시아 선수로는 최초다.

2015년 8월 레버쿠젠(독일)에서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EPL 두 번째 경기였던 2015년 9월 20일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데뷔골을 넣었다. 이후 8시즌, 기간으로는 7년 7개월여 동안 토트넘에서 활약하며 100골을 쌓았다. 손흥민은 토트넘 소속으로 공식전을 통틀어서는 142골을 기록했다.

이날 경기는 손흥민 개인 뿐만 아니라 팀으로서도 매우 중요했다. 4위권 경쟁의 분수령으로 꼽혔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 마지노선인 4위를 확보하기 위해 4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물론 브라이턴 등과 피 말리는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4위 경쟁자인 브라이턴을 상대로 손흥민과 케인의 골로 승점 3을 쌓으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게 됐다.

손흥민과 브라이턴의 일본인 공격수 미토마 가오루의 ‘작은 한일전’도 관심을 끌었다. 두 선수 모두 왼쪽 측면에 배치돼 경기 내내 맞닥뜨렸는데, 손흥민이 골을 뽑은 반면 미토마는 공격 포인트를 작성하지 못해 손흥민의 ‘판정승’으로 끝이 났다.

지난 2경기에서 부진한 손흥민에게 혹평을 가했던 현지 언론도 칭찬 일색으로 돌아섰다. 영국 BBC는 이날 경기 후 손흥민을 집중 조명하는 특집 기사를 인터넷판에 실었다. BBC는 “아시아가 낳은 최초의 글로벌 슈퍼스타인 손흥민이 EPL 100골을 기록한 최초의 아시아 선수가 됐다”며 “스스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며 노력한 결과 엄청난 업적이자 역사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축구 전문 매체 골닷컴은 “손흥민이 자신의 이름을 축구 역사에 남겼다. 멋진 슈팅으로 100호 골을 달성, EPL에 대한 자신의 공헌을 상기시켰다”고 호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