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존 인도 덮친 만취차… 10세 여아 숨져
대전=이기진 기자 2023. 4. 10. 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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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개월 전에 일 때문에 집을 나올 때 동생이 '가지 말라'고 훌쩍이더군요. 전화 걸 때마다 '보고 싶다. 빨리 오라'고 해 별명이 '오빠 껌딱지'였어요." 9일 대전 서구의 한 장례식장.
전날(8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9일 새벽 사망한 배승아 양(10)의 빈소에서 만난 오빠 A 씨(25) 씨는 "식당일 하는 엄마가 일 끝나고 오면 그 앞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며 '힘내라'고 하던 사랑스러운 동생이 이제 없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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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둔산동서… 다른 3명은 중경상
운전자 혈중알코올 면허취소 수준
“조금더 놀다온다 했는데…” 유족 탄식
경찰, 운전자에 민식이법 적용 방침
● 대낮에 음주운전 하다 인도 덮쳐
운전자 혈중알코올 면허취소 수준
“조금더 놀다온다 했는데…” 유족 탄식
경찰, 운전자에 민식이법 적용 방침
“4개월 전에 일 때문에 집을 나올 때 동생이 ‘가지 말라’고 훌쩍이더군요. 전화 걸 때마다 ‘보고 싶다. 빨리 오라’고 해 별명이 ‘오빠 껌딱지’였어요.”
9일 대전 서구의 한 장례식장. 전날(8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9일 새벽 사망한 배승아 양(10)의 빈소에서 만난 오빠 A 씨(25) 씨는 “식당일 하는 엄마가 일 끝나고 오면 그 앞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며 ‘힘내라’고 하던 사랑스러운 동생이 이제 없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선 배 양의 어머니 B 씨(49)가 영정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연신 흐느꼈다.
9일 대전 서구의 한 장례식장. 전날(8일)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음주운전 사고로 9일 새벽 사망한 배승아 양(10)의 빈소에서 만난 오빠 A 씨(25) 씨는 “식당일 하는 엄마가 일 끝나고 오면 그 앞에서 노래 부르고 춤추며 ‘힘내라’고 하던 사랑스러운 동생이 이제 없다니 믿어지지 않는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옆에선 배 양의 어머니 B 씨(49)가 영정사진을 하염없이 바라보며 연신 흐느꼈다.
● 대낮에 음주운전 하다 인도 덮쳐
9일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20분경 대전 서구 둔산동 문정네거리에서 대전시청 방면으로 좌회전하던 SM5 차량이 갑자기 오른쪽 도로 경계석을 들이받고 중앙선을 넘어 맞은편 인도로 돌진했다. 이 차량은 인도를 지나던 10∼12세 어린이 4명을 덮쳤는데 그중 초등학교 4학년생인 배 양이 의식이 없는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가 하루 만에 숨졌다. 나머지 3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만취 상태에서 차를 8km가량 운전한 방모 씨(65)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방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108%)이었다. 방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 낮 12시 반경 모임이 있어서 소주를 반병 정도 마셨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방 씨)가 좌회전하면서 속도를 제어하지 못해 도로 경계석에 충돌한 후 정신이 없어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문정네거리는 문정초 탄방중 충남고 등 인근에 학교가 밀집한 스쿨존으로 시속 30km 이하 규정이 적용된다. 하지만 폐쇄회로(CC)TV를 보면 방 씨의 차는 1차 추돌 후 급가속하면서 아이들을 덮쳤다.
경찰은 9일 오후 방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위험운전 치사,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망이나 상해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민식이법’을 적용할 방침이다.
● “간식거리 생기면 친구부터 챙기던 아이”
이날 사고 현장에는 파손된 도로 경계석, 사고 차량에 의해 부서진 자전거 등이 그대로 남아 당시 처참했던 사고 현장을 떠올리게 했다. 가로등에는 노란색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표시가 선명했다. 한 목격자는 “문정네거리 주변은 학교가 많아 대부분 무단횡단 차단 펜스가 설치돼 있는데 유독 이곳에만 펜스가 없어 피해가 커졌다”고 했다.
사고를 당한 배 양은 이날 “친구들과 생활용품점을 다녀오겠다”며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오빠 A 씨는 “사고 15분 전 어머니에게 전화해 ‘친구들이랑 조금만 더 놀다 들어가겠다’고 했다더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초콜릿 한 봉지를 사면 본인은 한두 개만 먹고, 친구들에게 다 나눠 주는 착한 아이였다”며 “민식이법 시행에도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가해자에게 엄벌이 내려지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만취 상태에서 차를 8km가량 운전한 방모 씨(65)를 현장에서 검거했다. 방 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 취소 수준(0.108%)이었다. 방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고 당일 낮 12시 반경 모임이 있어서 소주를 반병 정도 마셨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운전자(방 씨)가 좌회전하면서 속도를 제어하지 못해 도로 경계석에 충돌한 후 정신이 없어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을 밟은 것 같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사고가 난 문정네거리는 문정초 탄방중 충남고 등 인근에 학교가 밀집한 스쿨존으로 시속 30km 이하 규정이 적용된다. 하지만 폐쇄회로(CC)TV를 보면 방 씨의 차는 1차 추돌 후 급가속하면서 아이들을 덮쳤다.
경찰은 9일 오후 방 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어린이보호구역 치사 및 위험운전 치사,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어린이보호구역 내 사망이나 상해 사고를 일으킨 가해자를 가중 처벌하는 ‘민식이법’을 적용할 방침이다.
● “간식거리 생기면 친구부터 챙기던 아이”
이날 사고 현장에는 파손된 도로 경계석, 사고 차량에 의해 부서진 자전거 등이 그대로 남아 당시 처참했던 사고 현장을 떠올리게 했다. 가로등에는 노란색으로 ‘어린이 보호구역’이라는 표시가 선명했다. 한 목격자는 “문정네거리 주변은 학교가 많아 대부분 무단횡단 차단 펜스가 설치돼 있는데 유독 이곳에만 펜스가 없어 피해가 커졌다”고 했다.
사고를 당한 배 양은 이날 “친구들과 생활용품점을 다녀오겠다”며 나갔다가 돌아오지 못할 길을 떠났다. 오빠 A 씨는 “사고 15분 전 어머니에게 전화해 ‘친구들이랑 조금만 더 놀다 들어가겠다’고 했다더라”며 안타까워했다. 또 “초콜릿 한 봉지를 사면 본인은 한두 개만 먹고, 친구들에게 다 나눠 주는 착한 아이였다”며 “민식이법 시행에도 이 같은 사고가 반복되고 있다. 제2, 제3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가해자에게 엄벌이 내려지는지 지켜보겠다”고 했다.
대전=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대전=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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