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전시회 긴장과 혹평… 인간 백남준의 ‘일생단면’ 생생하게 펼쳐
김민 기자 2023. 4. 10.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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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고 헝클어진 곱슬머리를 한 작은 키의 동양인 남자가 갤러리 이곳저곳을 누비며 기계를 만진다.
인간 백남준이 어떻게 예술가로 살아남았는지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다'가 한국계 미국인 감독 어맨다 김의 연출로 올해 미국에서 발표됐다.
백남준은 1957년 실험 음악가 존 케이지의 공연을 보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고 자유로워질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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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다’
백남준 삶 조명 다큐 국내 공개
백남준 삶 조명 다큐 국내 공개
짧고 헝클어진 곱슬머리를 한 작은 키의 동양인 남자가 갤러리 이곳저곳을 누비며 기계를 만진다. 1963년 독일 부퍼탈 파르나스갤러리에서 최초의 비디오아트 전시를 연 백남준(1932∼2006)이다. 독일 현지 언론은 “젊은 한국인 예술가가 충격을 주려 했지만 결과는 김빠져”라고 혹평했다. 그러나 그는 훗날 한국 출신의 세계적 예술가가 됐다.
인간 백남준이 어떻게 예술가로 살아남았는지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다’가 한국계 미국인 감독 어맨다 김의 연출로 올해 미국에서 발표됐다. 백남준을 다룬 다큐 영화 제작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영화를 소장한 울산시립미술관은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아트하우스 모모 1관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울산시립미술관에서는 6∼8일 상영했다.
영화는 백남준의 깊은 예술적 맥락보다는 그의 삶을 조명하는 데 집중했다. 생전 백남준의 모습을 담은 영상, 그가 남긴 글, 또 그를 기억하는 미술인들의 인터뷰로 구성됐다. 백남준의 글은 영화 ‘미나리’의 배우 스티븐 연이 내레이션을 맡아 읽었다. 백남준과 협업했던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 머스 커닝햄, 부인 구보타 시게코와 장조카 켄 백 하쿠다의 인터뷰도 나온다.
흥미로운 건 역시 생전 백남준의 모습이다. 첫 전시회에서 긴장하는 표정, 언론의 혹평을 듣고 씁쓸한 기색은 보이지만 아랑곳 않는 등 불안한 가운데 예술적 신념으로 꾸준히 나아갔던 일생 단면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백남준은 1957년 실험 음악가 존 케이지의 공연을 보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고 자유로워질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그 자유를 텔레비전에 적용해 그는 한 방향으로 영상을 전송하는 텔레비전의 룰을 부순다. 브라운관에 자석을 갖다 대 화면을 왜곡하고, 텔레비전을 개조해 관객이 영상을 조종할 수 있도록 바꾼다.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던 백남준이 비가 새는 집에 살아 폭우가 쏟아지던 날 아내 덕분에 작품과 기록을 살렸던 일화도 나온다. 백남준은 “이때 모든 것을 잃었다면 자살했을 것”이라고 했다. 1950년 한국을 떠난 뒤 34년 만인 1984년 귀국해 한복을 입고 누나와 피아노를 치고, 부모님의 묘소를 찾는 얼굴엔 복잡한 감정이 나타난다. 영화를 일반에게 공개하는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인간 백남준이 어떻게 예술가로 살아남았는지 보여주는 다큐멘터리 ‘백남준: 달은 가장 오래된 텔레비전이다’가 한국계 미국인 감독 어맨다 김의 연출로 올해 미국에서 발표됐다. 백남준을 다룬 다큐 영화 제작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영화를 소장한 울산시립미술관은 지난달 29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ECC 아트하우스 모모 1관에서 시사회를 열었다. 울산시립미술관에서는 6∼8일 상영했다.
영화는 백남준의 깊은 예술적 맥락보다는 그의 삶을 조명하는 데 집중했다. 생전 백남준의 모습을 담은 영상, 그가 남긴 글, 또 그를 기억하는 미술인들의 인터뷰로 구성됐다. 백남준의 글은 영화 ‘미나리’의 배우 스티븐 연이 내레이션을 맡아 읽었다. 백남준과 협업했던 첼리스트 샬럿 무어먼, 머스 커닝햄, 부인 구보타 시게코와 장조카 켄 백 하쿠다의 인터뷰도 나온다.
흥미로운 건 역시 생전 백남준의 모습이다. 첫 전시회에서 긴장하는 표정, 언론의 혹평을 듣고 씁쓸한 기색은 보이지만 아랑곳 않는 등 불안한 가운데 예술적 신념으로 꾸준히 나아갔던 일생 단면들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백남준은 1957년 실험 음악가 존 케이지의 공연을 보고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었고 자유로워질 용기를 얻었다”고 한다. 그 자유를 텔레비전에 적용해 그는 한 방향으로 영상을 전송하는 텔레비전의 룰을 부순다. 브라운관에 자석을 갖다 대 화면을 왜곡하고, 텔레비전을 개조해 관객이 영상을 조종할 수 있도록 바꾼다.
경제적 어려움에 시달렸던 백남준이 비가 새는 집에 살아 폭우가 쏟아지던 날 아내 덕분에 작품과 기록을 살렸던 일화도 나온다. 백남준은 “이때 모든 것을 잃었다면 자살했을 것”이라고 했다. 1950년 한국을 떠난 뒤 34년 만인 1984년 귀국해 한복을 입고 누나와 피아노를 치고, 부모님의 묘소를 찾는 얼굴엔 복잡한 감정이 나타난다. 영화를 일반에게 공개하는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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