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삼성전자 반도체 감산과 경상수지 적자, 대책 시급하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며 동시에 경기도의 핵심기업인 삼성전자가 반도체 혹한 속에 25년 만에 메모리반도체 감산을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반도체 가격 하락 속에서도 시장 지배력 강화를 위해 인위적 감산은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으나,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감산을 결정했다. 감산의 주요 요인은 D램 가격 17% 하락, 매출 69% 메모리반도체 부진, 재고 28% 증가 등이다.
삼성전자가 지난 7일 공시를 통해 1분기 잠정 실적으로 연결 기준 매출 63조원, 영업이익이 6천억원을 거뒀다고 발표함으로써 한국 경제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의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은 19.0%, 영업이익은 95.8% 감소했으며, 주력인 반도체 부문에서 4조원의 적자가 났다고 한다.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이익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글로벌 경제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다.
문제는 삼성전자의 ‘어닝 쇼크’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기업들의 수출 부진으로 인한 실적 악화로 경상수지에도 계속해서 적자 행진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7일 발표한 국제수지 잠정통계를 보면 올해 2월 경상수지는 5억2천만달러 적자로 집계됐으며, 이는 지난 1월 42억천만달러 적자에 이어 경상수지 두 달 연속 적자는 2012년 1~2월 이후 11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1월보다 경상수지 적자 규모가 작아진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는 하반기에 수출이 살아나 연간 기준으로는 200억달러의 흑자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렇게 예측하기에는 경제 여건이 결코 만만하지 않다. 우선 대중국 반도체 수출이 급감하면서 지난 30여 년간 줄곧 흑자를 냈던 대중 무역도 지난 1~2월 적자 규모가 50억달러를 넘어섰다. 과거에는 중국 기업들이 한국 반도체를 수입해 완제품을 만들어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였는데 미·중 갈등이 고조된 탓에 국제 간 교역이 예전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은 아주 낮기 때문이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경쟁이 심화되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계속되며, WTO 체제가 붕괴되는 과정에서 경기침체에 따른 경제위기는 이미 예상됐던 것이다. 특히 자국 우선주의라는 흐름으로 세계질서가 재편되는 과정에서 수출 주도로 경제가 운용되고 있는 우리나라 경제구조는 당분간 큰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다.
정부는 비상한 각오로 현재의 경제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긴급 플랜을 가동해야 한다. 반도체 하나에만 의존하는 수출구조에서 과감하게 탈피해 배터리, 전기차, 바이오 등 다양한 전략산업의 육성이 시급하다. 정부는 기업은 물론 국회와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일심으로 상호 협력해 긴급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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